조정훈 "재난지원금 처음으로 제안…정책으로 승부 보겠다"

입력 2020-06-01 13:53   수정 2020-06-01 13:55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는 소수정당 출신 인사가 두명 포함됐었다. 선거가 끝난 뒤 이들은 각자의 소속 정당으로 돌아갔다.

조정훈 의원 역시 이제는 시민당 소속이 아닌 시대전환 소속으로 21대 국회를 맞이했다. 지난 2월 재난기본소득(긴급재난지원금)을 정치권에 처음 제안했던 그는 각종 정책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였다.

이념이 아닌 미래세대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조 의원. 그는 또 세계은행 출신의 '국제 핵인싸(인사이더)'인 만큼 국제 사회에서의 다양한 활동도 예고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선 당선 축하드린다. 소회를 밝혀달라.

"빚을 많이 졌다는 생각이다. 정치인들에게 보내주는 축하와 기대는 빚이라고 본다. 기대를 하는 것이다. 잘했다고 박수치는 것이 아니라 잘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제가 생각하는 생활 정치를 4년 동안 잘 만들어보겠다. 어깨가 많이 무겁다. 시대전환이라는 소수정당의 사례가 긍정의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비록 지금은 시대전환 소속이지만 지난 4·15 총선 당시에는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전국을 누볐다. 전국 민심은 어떠했다고 보는가.

"축제라는 뜨거운 열기보다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가게가 임대료를 낼 수 있을지 등 생존에 대한 두려움을 국민들이 많이 느꼈다고 생각한다. 거리유세도 반가워하지 않았다. 공허한 정치적 외침을 반가워하지 않은 것이다. 높은 투표율로 분명한 메시지도 줬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다. 언제든 바꾸고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퍼포먼스도 아니고 결국 삶에 어떠한 도움을 될 것인지 답을 줘야 한다. 그것이 아니면 정치인은 힘을 잃게 된다는 것을 배웠다."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서 큰 정부가 들어선 것이다. 그것을 증명한 계기가 총선이다. 큰 정부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미래통합당이 외쳤던 작고 시장 친화적인 정부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방역을 기업에 맡길 수도 없다. 다만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빅브라더'라 불리는 정부다. 그런 정부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든 정부의 역할을 키우면서 효율적이고 투명한 정부를 만들지가 중요하다. 통합당도 이 메시지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큰 정부를 기본으로 하고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야 통합당에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다."

▷시민당에 참여할 당시 당내 목소리들은 어떠했는가.

"시대전환은 작은 차로써 매우 빨리 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가을 세미나 등을 이어왔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서 창당의 과정을 거쳤다. 돈 버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과정을 지나왔다. 지난 2월 말이 되니 저희의 판단이 명확해졌다. 큰 정부가 필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보니 제3지대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은 만들면서 연동형제도 훼손됐다. 연동형이라는 취지도 사라지게 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신생 정당도 고민이 많았다. 지역에서 출마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후 시민당에서 '빈 그릇' 정당임을 강조하면서 대화를 해왔다. 우리 이름으로 선거를 하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권력을 추구하는 정당으로서 원내 진입이 일단 중요했고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었다. 논란이 없진 않았다."


▷재난기본소득(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화두를 정치권에 처음으로 던지기도 했다. 앞으로 어떠한 의정활동을 해나가고자 하는가.

"시대전환은 미래 정책과 정치를 실현하는 곳이 되고 싶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커다란 배다. 무거운 배다. 저는 굉장히 가벼운 배다. 이 당을 운영하고 이끌어가는 중심축이 두 당보다 훨씬 젊다. 저희는 보다 미래를 빨리 보고 미래가 우리에게 중요한 세력이다. 저희는 한 발짝 더 치고 나가려고 한다. 기본소득도 갑자기 든 생각이 아니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해낸 결과다. 당초 2022년 대선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봤는데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빨라졌다. 저희의 제1호 법안도 이것과 비슷한 내용일 예정이다. 저희가 생각하는 패러다임은 친기업, 친서민 할 수 있는 정책이 있다고 본다. 그 핵심은 고용에서 생활 안정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지난 18년간 국제 사회에서 이어온 능력을 국회에 가져와 선도해나가려고 한다. 정의당에 데스노트가 있듯 시대전환엔 정책 노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장과 함께 통합당 내부에서도 기본소득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본소득을 보수우파라고 불리는 분들이 받으면 좌파가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보수가 기본소득을 받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들에게도 나쁘지 않고 국가 전체로도 나쁘지 않다. 보수의 가치 중의 하나가 정책적으로 보면 재정 건전성 아닌가. 개인의 일하고 싶은 동기를 살리고 기업의 기업가 정신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감안한 기본소득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려 하지 싶다. 좌파에서는 약자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접근하려 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외쳤을 때 진보진영서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아이러니한 충돌적 개념이지만 보수가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기본소득의 뒤에는 규제개혁과 노동의 유연성이 있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생활을 일자리로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으로 보장하면서 일자리와 성장을 떨어트리는 것이다. 정부가 기간산업 안정을 위해 해고하지 말라고 하고 지원을 한다. 그러나 지원금을 다 쓰면 해고를 할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적이다. 결국 고용과 성장을 별개로 둬야 한다. 최저생계비로는 버티지 못한다. 그렇기에 삶을 유지하게 하기 위한 지원을 기본소득으로 해야한다. 재난지원금 쓰면서도 대부분의 상인들이 도움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이 효과의 상시화가 필요하다."

▷보수정당에선 늘 재정 건전성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곳간을 지는 사람은 보수적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나는 한국은행이고 다른 하나는 기획재정부다. 국가적으로 그들은 할 일을 하는 것이다. 다만 이들은 선출된 권력이 아니다. 책임은 대통령이 지는 것이다. 이렇게 주장은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 따라 확장 재정을 하든 줄이든 여러 목소리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빚이 필요한 때가 있다. 많은 이들이 재난지원금 중 재난이라는 단어에 동의했다. 대표적 재난으로는 산불이 있다. 불을 끄는데 물의 양이 중요한가. 핵심은 타이밍이다. 있는 대로 부어야 한다. 그게 빚이다. 다 태우기 전에 불을 꺼야 한다. 재정 건전성 때문에 불을 못 끈다거나 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경제가 전문가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상식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지금은 불을 끌 시기다. 재난지원금 처음 나온 게 2월이었다. 그런데 세달 흘러서 지급이 됐다. 우리는 월급에 영향을 받지 않으니 이런 것 아닌가. 망한 자영업자들을 보라.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은 정책의 정교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시의적절성이 중요하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 인사로 정치를 시작했다. 거대 정당을 떠나 소수정당으로 몸을 옮기게 된 계기가 있는가.

"모두 계획이 있던 것은 아니다. 2016년에 문 대통령을 처음 뵀고 제안을 받았다. 이후 많이 망설였다. 보수정당과는 철학이 안 맞았고 범진보와 맞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정치를 시작하지 못한 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아주대에 있으면서 4년 동안 많은 것들을 배웠다. 민주화 다음 세대로서 우리 세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차라리 따로 집을 차려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을 고민하고 우리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시대전환을 시작하게 된 초창기 멤버들이 거의 민주화와 산업화 다음을 고민하던 사람들이었다. 좌와 우로 우리를 규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어떤 분야에선 보수우파의 말이 더 맞을 때도 있다. 우리를 한 진영으로 규정하는 것에 불편함이 있었다. 우리는 미래인지 과거인지가 중요하다. 그런 가치들을 증명해 내보고 싶었다."

▷세계은행 출신답게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다. 당선 이후 해외에서 많은 축하 연락이 왔고 외신들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다고 하는데.

"조정훈이 한국에서 정치를 한다는 것이 해외에선 신기하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많은 정치 참사들도 만나자고 한다. 오는 2일에도 EU 의원들과 아시아지역 국회의원들이 코로나19 이후 세상에 대한 화상회의를 한다. 아직 예정지만 미국 CNN과 영국 BBC도 인터뷰를 앞두고 있다. 의원외교를 하는데 다들 한국을 갖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우리의 일들처럼 해야한다. 기본소득을 갖고도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갖고 토론을 해야한다. 앞서 나가는 나라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시각을 우리 국회와 정치에 갖고 와야 한다. 초당적 모임을 통해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도 하고 싶다."

▷어떤 정치를 해나가고 싶은지.

"저는 플러스의 정치를 하고 싶다. 저도 한국 사람의 단점과 장점을 다 갖고 있다. 단점 중의 하나가 편을 가르는 습관이다. 그건 마이너스의 정치다. 플러스의 정치는 이 부분에 한해서 같이 이야기를 하자고 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갖춰야 한다. 어쩌면 우리 정치가 플러스 정치의 영역이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문제를 푸는 일이다. 이슈를 던지기는 쉽다. 국민들이 더 잘한다. 플러스 정치를 하면서 정치가 입법 노동자로서 월급 받을만한 소리를 듣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 또 다음 신당을 만들려는 많은 분들에게 시대전환의 예가 긍정의 사례로 쓰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


글=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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