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가치투자자 '세대 교체'…2세대는 성장株도 골라 담는다

입력 2020-06-04 17:27   수정 2020-06-05 01:56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올해 가치투자자의 세대교체가 대거 이뤄졌다. 국내 대표 가치투자자로 꼽히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이 투자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국에 가치투자 개념을 들여와 일가를 이룬 1세대가 퇴장하는 대신 이들이 키운 2세대 가치투자자들이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2세대들은 기존 투자 메커니즘이 힘을 잃은 상황에서 정체성을 지키면서 최근 흐름에도 올라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존 리 대표는 올초 그간 운용하던 모든 펀드를 다른 매니저에게 넘겼다. 이채원 대표도 작년 말 최고투자책임자(CIO) 직책을 내려놨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꼽혔던 이들이다. 1세대 가치투자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주가가 폭락해 싼 주식이 사방에 널려 있던 2000년대 초반 가치투자 열풍을 타고 부상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반도체 등 대형주와 바이오 랠리에서 소외되며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고, ‘가치투자의 위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엔 투자 철학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2세대 가치투자자들이 활약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최웅필 KB자산운용 상무, 남영구 KB자산운용 팀장, 정보기술(IT) 종목에 강점을 보이는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센터장, 강대권 유경PSG CIO,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박인희 씨앗자산운용 부사장 등 대표적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가치주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도 투자한다. IT, 바이오 업종에 대한 편견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사모 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가치투자 철학을 공유하면서도 해외 혁신기업,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한 섹터에서 저평가된 투자종목을 골라내는 매니저들을 운용의 전면에 내놓고 있다. VIP자산운용의 권이레 수석매니저가 운용하는 ‘VIP 글로벌 슈퍼그로쓰’, 박성재 수석매니저의 ‘VIP K-리더스 732’ 펀드 등은 올 들어 좋은 성과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공모 업계의 젊은 매니저로는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2팀장이 지난해 국내 주식형 액티브 공모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 주목받았다. 김 팀장은 유행에 휘둘리기보다는 소외된 가치주를 담아 차익을 실현하는 정공법을 지키고 있다. 100개 안팎의 종목에 1~2%가량씩 분산 투자해 단기 수익성보다 중·장기 안정성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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