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듣는다고 가방에 7시간 감금한 계모…9살 소년 사망

입력 2020-06-04 09:31   수정 2020-06-04 09:33


의붓어머니에 의해 7시간가량 여행가방에 감금됐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9살 남아가 끝내 사망했다.

4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천안의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군(9)은 전날 오후 6시50분께 사망했다. 지난 1일 오후 7시께 A군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지 사흘만이다.

경찰은 A군이 사망함에 따라 지난 3일 오후 구속 영장이 발부된 계모 B씨(43)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B씨는 1일 의붓아들인 A군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한다며 여행가방에 감금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B씨는 지난 1일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A군을 여행가방에 감금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B씨는 애초 A군을 가로 50㎝·세로 70㎝ 크기의 대형 여행가방에 가뒀다가 B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다시 가로 44㎝·세로 60㎝ 크기의 중형 여행가방에 감금했다.

119구급대는 출동 당시 중형 가방에 갇힌 A군을 발견했다. B씨는 A군을 가방에 감금한 뒤 3시간 가량 외출하기도 했다. 경찰이 아파트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B씨는 지난 1일 오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파트 밖에 다녀왔다.

B씨는 약 한 달 전에도 아동학대 정황이 드러나 경찰 조사를 받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사가 A군의 집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고 최근까지 모니터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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