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폭탄' 여름 보양식…심혈관 질환엔 '毒'

입력 2020-06-05 13:49   수정 2020-06-06 01:37

경북 구미에 있는 한 식당에서 조개젓을 먹은 뒤 6명이 A형 간염에 걸려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여름이 되면 음식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높아져 상온에 오래 보관하면 세균 등 미생물이 번식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감염성 설사가 생길 위험이 높다”고 했다.

여름에 많이 찾는 차가운 음식은 설사 복통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찬 음식은 가열하지 않고 바로 먹는 음식이 많다. 온도가 높아지면 세균 바이러스 등의 단백질이 파괴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각종 미생물이 그대로 남는다. 바이러스성 위염,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으로 이어져 설사 증상이 생긴다.

각종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의 위생상태가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음식 등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일이 많은데 익히지 않은 식재료나 조리사의 손 등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화장실에 다녀온 뒤 손을 깨끗이 씻지 않는 습관은 각종 세균 감염 위험을 높이는 행동이다.

음식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차게 먹는 음식이라도 한번 끓여 식힌 뒤 먹는 것이 좋다. 생으로 먹는 채소 등은 흐르는 물에 꼼꼼히 씻어야 한다. 끓인 뒤 식힌 음식도 외부에 오래 방치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쉽다. 가열한 음식과 가열하지 않은 음식을 함께 보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생으로 먹는 식재료와 가열해 먹는 식재료는 따로 손질해야 한다.

김 교수는 “냉장고에 넣어 둔 음식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냉장고에 두더라도 음식 안 세균은 그대로 남아 증식할 수 있다”며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은 가열해 먹고 조리할 때는 손 위생은 물론 칼 도마 등 식기 위생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무더운 여름 몸보신을 위해 먹는 각종 보양식도 주의해야 한다. 고기동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에는 체온이 높아지면서 시상하부 온도가 높아져 포만감을 쉽게 느낀다”며 “입맛이 떨어져 영양분 섭취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만들어진 것이 보양식”이라고 했다.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땀이 나면서 체온을 낮춰준다. 땀이 난 뒤 마르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여름철 이열치열 원리로 뜨거운 음식을 찾는 이유다. 여름에 많이 먹는 보양식 중에 뜨거운 음식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말초 피부혈관이 늘어난다. 혈관이 노출되는 면적이 늘어나면 체온이 낮아진다. 더위를 해소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여름 보양식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다. 삼계탕의 칼로리는 900~1000㎉에 이른다.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2000㎉)의 절반에 이른다. 장어구이와 같은 음식도 함께 나온 밥과 반찬, 장어탕, 장어죽 등의 코스를 모두 섭취하면 1500㎉를 훌쩍 넘는다.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은 2500㎉ 정도다. 한끼 식사로 절반 이상이 채워지는 셈이다.

과거에는 전체 섭취 열량이 부족해 여름철 보양식이 필요했지만 현대인은 열량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이 문제다. 보양식은 대부분 고단백, 고지방식으로 구성돼 비만하거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건더기만 건져 먹거나 전체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열량을 낮춰야 한다.

여름철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할 것은 수분이다.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땀과 함께 배출되는 미네랄 성분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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