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열린 영국의 한 도시 집회에서 시위대가 17세기 노예무역상의 동상을 끌어내려 짓밟은 뒤 강물로 던져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공영 BBC에 다르면 7일(현지시간)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 시내에선 1만명의 시민이 모여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도중 성난 일부 시위대가 17세기 노예무역상인 에드워드 콜스턴의 이름을 딴 콜스턴가(街)로 몰려가 동상에 밧줄을 걸고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렸다. 동상을 끌어내린 시위대엔 흑인뿐 아니라 백인도 적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콜스턴은 17세기 브리스톨에 거점을 둔 로열아프리칸컴퍼니의 일원이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흑인 남녀와 아동 등 총 8만여명을 노예로 팔았다. 1721년 사망한 콜스턴은 죽기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브리스톨 거리와 건물에 그의 이름이 붙은 곳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바닥으로 내팽겨치진 콜스턴 동상 위로 올라가 짓밟았다. 한 시민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졌던 상황을 빗대 동상의 목 부분을 한쪽 무릎으로 누른 채 올라타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 동상을 밧줄에 매단 채 계속 끌고 다니나가 항구 쪽으로 가져가 강물에 던져버렸다.

1895년 세워진 콜스턴의 동상은 그동안 브리스톨 시민사회에서 존치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올루소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콜스턴은 노예무역상이었고 살인자였다”며 “동상은 진작에 치워졌어야 했다”고 밝혔다.
반면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동상 철거는 상당히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무질서하고 무법적인 행위를 벌인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리스톨 경찰은 콜스턴 동상 파괴 사건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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