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몰카 개그맨, 집 압수수색…동기들도 '손절' [전문]

입력 2020-06-08 16:43   수정 2020-06-08 16:49


KBS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 기기를 설치한 혐의로 입건된 KBS 공채 출신 개그맨 A 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동기들도 분노를 드러냈다.

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일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기기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A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발견된 불법 촬영기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과 함께 A 씨의 집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2018년 선발된 KBS 32기 공채 개그맨 박대승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대승은 10전 11기 도전으로 KBS 공채 개그맨이 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자아냈던 인물. 지난달엔 아버지가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아들에 대한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에도 박대승은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한경닷컴에서도 박대승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 5일 박대승을 제외한 KBS 32기 개그맨 일동은 각각 자신의 SNS에 "지금 세간에 떠돌고 있는 개그맨 불법촬영 사건에 있어서 수년간 동거동락했던 동료들이 피해를 입게 된 일에 저희는 누구보다 비통해하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32기 개그맨 일동은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이 용의자로 보도되고 있지만, KBS 32기 개그맨이란 것 이외의 공식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못하고 있으며, 사태의 진실을 밝혀보고자 언론에 보도된 그 사람에게 연락을 시도해보았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것은 피해자들이며, 저희를 사칭한 게시글과 무분별한 용의자 지목으로 남은 동기들 또한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보도된 사람은 계속 입장을 밝히지 않고 회피하고 있지만, 동기들은 지금도 배신감과 트라우마에 잠을 못 이루고 있고 그것을 지켜보며 가만히 침묵하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머지 32기 개그맨 동기들은 이 사건과 무관함을 명백히 밝히며, 무리한 억측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저희는 앞으로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피해자의 편에 서서 행동하겠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지난 2일 KBS 연구동에 위치한 KBS 2TV '개그콘서트' 연습실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을 위해 '몰카'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날은 '개그콘서트' 마지막 녹화를 위해 개그맨들이 모두 모인 날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했다.

A 씨는 휴대용 보조베터리 모양의 기기를 화장실에 몰래 설치했고,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찍다가 덜미가 잡힌 후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S 측은 "KBS 직원은 아니더라도, 최근 보도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다음은 KBS 32기 공채 개그맨들 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지금 세간에 떠돌고 있는 개그맨 불법촬영 사건에 있어서 수년간 동거동락했던 동료들이 피해를 입게 된 일에 저희는 누구보다 비통해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이 용의자로 보도되고 있지만, KBS 32기 개그맨이란 것 이외의 공식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못하고 있으며, 사태의 진실을 밝혀보고자 언론에 보도된 그 사람에게 연락을 시도해보았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것은 피해자들이며, 저희를 사칭한 게시글과 무분별한 용의자 지목으로 남은 동기들 또한 모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사람은 계속 입장을 밝히지 않고 회피하고 있지만, 동기들은 지금도 배신감과 트라우마에 잠을 못 이루고 있고 그것을 지켜보며 가만히 침묵하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머지 32기 개그맨 동기들은 이 사건과 무관함을 명백히 밝히며, 무리한 억측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저희는 앞으로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피해자의 편에 서서 행동하겠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 모두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2020.06.05. KBS 32기 개그맨 일동-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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