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도시락이 슝~" 제주에 배달드론 떴다

입력 2020-06-08 17:32   수정 2020-06-09 01:05


“드론이다, 드론!”

8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해안초교. 마스크를 쓴 채 운동장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던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하늘에서 내려온 드론이 운동장 한가운데 착지하자 학생 두 명이 달려가 샌드위치가 담긴 편의점 봉투를 꺼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날 첫선을 보인 국내 유통업계 드론 배송 시범 서비스 풍경이다. 업계는 이 같은 드론 배송이 상용화하면 도서 산간 지역의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드론 배송 같은 자동화가 더 빠르게 정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안에 드론배송 상용화 목표

GS칼텍스와 GS리테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은 이날 제주도에서 ‘드론 활용 유통 물류 혁신 실증 시연’ 행사를 열고,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드론 배송과 미래모빌리티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조윤성 GS리테일 사장, 원희룡 제주지사, 최남호 산업부 제조산업정책관, 박종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드론 배달 시연이었다. GS25 앱 ‘나만의 냉장고’에 해안초에서 주문이 입력되자 GS칼텍스 인근의 GS25 점포 직원들이 상품을 주유소로 옮겼다. 드론은 GS칼텍스 무수천주유소를 출발해 3분 만에 0.8㎞ 거리에 있는 해안초에 도착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드론은 두 대. 한 대는 해안초로 날아갔고, 나머지 한 대는 주유소에서 1.3㎞ 떨어진 화랑 펜션으로 도시락을 배달했다.

GS리테일이 바로 이 같은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드론 배송 테스트를 하는 것은 오는 9월부터다. 이날 행사는 시연이었다. GS리테일은 9월부터 월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올해 안에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유소에서 택배·드론배송까지

드론 배송은 3~4년 전부터 도입이 검토됐다. 글로벌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중국 징둥닷컴 등이 2016년 드론 배송을 선보인 직후다. 그러나 실제로 시도한 곳은 없었다. 북한 무인기가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사건으로 규제가 많았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GS25도 곧바로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드론 배송을 연평도와 백령도, 마라도 등 도서 지역의 GS25 점포에 도입하면 인근 도서 산간 지역 주민에게 유사시 신속하게 생필품과 안전물품을 배달하는 물류망을 구축할 수 있다”며 “편의점이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론 배송은 GS칼텍스 주유소를 착륙장으로 쓴다. 주유소가 드론 배송 기지가 되는 것이다. 드론 운용도 GS칼텍스가 맡는다. GS칼텍스는 이날 기존 주유소를 ‘미래형 주유소’로 바꿔나간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주유소가 기름만 넣는 공간이 아니라 수소차 및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지고, 택배와 드론 배송도 할 수 있게 된다.

GS칼텍스는 지난 4월 인천물류센터에서 유류 샘플 드론 배송 시연 행사를 열었다. GS칼텍스는 유조선이 해상 부두에 접안해 유류를 하역하기 전 제품 확인을 위해 소형 선박을 통해 유류 샘플을 운반해왔다. 앞으로 이를 드론 배송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는 전남 여수공장에서 인력의 접근이 어려운 설비 상부의 부식과 균열 점검에도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허세홍 사장은 “주유소는 물류 차량의 진입이 용이하고 물건 적재 공간이 충분할 뿐 아니라 전국에 분포돼 있어 물류 거점화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드론 배송을 비롯해 향후 주유소를 활용한 다양한 물류 서비스 개발을 지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련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드론으로 도심과 도시 외곽에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행거리와 적재무게를 늘린 수소 드론을 개발하고, 전기·수소 충전 및 주유소 네트워크와의 연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2022년까지 352억원을 투입해 드론 물류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실증 사업을 해나가기로 했다.

노유정/김재후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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