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엔플라잉 "지금처럼 과몰입하며 80세까지 우리 음악 해야죠"

입력 2020-06-09 16:16   수정 2020-06-09 16:18



"엔플라잉이 없으면 제가 너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강제적으로 '우리 80세까지 함께 하자', '계약서 쓰자'는 이야기를 했죠."(이승협)

8개월 만의 컴백 인터뷰 자리에서 그룹 엔플라잉(N.Flying)은 80세까지 밴드를 하고 싶다는 장난스러운 듯 진심 가득한 목표를 밝혔다. 힘이 들어간 음악이 아닌, 꾸미지 않은 투박한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낼 줄 아는 밴드이기에 80세의 이들이 들려줄 연주와 노래는 어떤 모습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엔플라잉(이승협, 차훈, 김재현, 유회승, 서동성)은 10일 오후 6시 미니 7집 'So, 通(소통)'을 발매한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아 진짜요(Oh really.)'다. 영혼 없이 대답하는 "아 진짜요"라는 말로 이어지는 대화에서 영감을 얻은 이승협이 '소통의 양면성'을 주제로 쓴 노래다. 앨범명부터 타이틀곡까지 '소통'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승협은 "말 그대로 팬분들, 우리의 음악을 즐겨주시는 분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려고 돌아왔다. 엔플라잉의 음악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고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 진짜요'는 일상과 SNS 속에서 알 수 없는 씁쓸함과 공허함을 느껴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노래는 어색한 사이에서 주고 받는 "아 진짜요"라는 말에서 출발했다. 작사·작곡·편곡을 한 이승협은 "프로듀서 형이랑 엔지니어가 이야기를 하는 걸 제 3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아 진짜요'가 정말 많이 나오더라"며 "그때 내가 굉장히 외로웠던 시기였는데 '아 진짜요'를 외로운 감정으로 풀어내면 어떨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플라잉은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하면서 소통에 대해 또 한번 깊은 고민을 했다고. 김재현은 "지금이 힘든 시기이지 않느냐. 어떻게 많은 분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래서 랜선 버스킹인 '랜통라이브'를 열거나 브이라이브를 통해 '두 얼간이', '우리 얘기 좀 합시다' 등을 진행하며 최대한 소통의 장을 열려고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So, 通(소통)'이 음악적 소통의 창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유회승은 "우리를 사랑해 주는 팬분들이 모두 건강하게 힘든 시기를 이겨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앨범이 나왔으니 우리의 음악을 기다려주신 만큼 그리움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협 역시 "지난해 투어를 할 때 세계 각국의 팬 분들에게 무대 위에서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게 안 지켜져서 정말 죄송하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적적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번 활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밴드 허니스트 출신 베이시스트 서동성의 합류다. 서동성은 "집에서도 장남이라 한 번도 막내로 살아본 적이 없다. 엔플라잉에 들어와서 막내의 삶을 살고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 형들이 밥을 먹을 때도 막내는 빠져있으라면서 다 사준다. 보살핌을 받는 입장이 되니까 더 행복하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팀으로서도 형들이 그간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잘 설명해줬다. 내가 그것들을 잘 소화하느냐에 따라 팀이 달라질 것 같아서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존 멤버들은 서동성의 합류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재현은 "베이스라는 악기가 중압감 있고 카리스마 있는 악기다. 같이 합주를 하면서 이 친구의 포지션과 영향력을 확실히 느꼈다. 반면 인간적으로는 귀여운 막내가 들어와서 너무 좋다"면서 "무엇보다 이 친구가 노력형 천재다. 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노력을 너무 많이 해서 이미 베이스는 정말 잘했다. 그래서 엔플라잉화(化)가 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엔플라잉의 단단함 속에서 더 빛날 수 있는 모습들을 보여줄 거다"고 응원했다.

서동성의 합류로 한층 견고해진 엔플라잉은 어느덧 데뷔 5주년을 넘긴 6년 차 밴드다. 데뷔 초에는 '아이돌 밴드'의 편견을 뛰어넘겠다고 말하던 이들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형식적인 틀에 얽매어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승협은 "그때는 신인이었으니까 아이돌 밴드라는 편견을 깨고 빨리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돌 밴드라는 편견을 계속 받고 싶다. 감사한 마음으로 오래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김재현도 "'아이돌 밴드'라는 게 지금이니까 들을 수 있는 수식어라고 생각한다. 80세까지 밴드를 하려고 하는데 나중에는 못 듣지 않겠냐"면서 "밴드는 그냥 밴드다. 좋은 음악으로 대중들을 만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가요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밴드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밴디지, 호피폴라, 루시, 퍼플레인, 디코이, 2Z, 아이즈, 원위 등 다양한 팀들이 활동하고 있다. 밴드가 급증한 가요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묻자 김재현은 "너무 좋다"고 즉답하고는 "여러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좋고, 한국의 밴드를 여러 나라에 알릴 수 있는 것도 좋다"고 했다. 유회승도 "새로운 밴드가 많이 나올 때마다 항상 새롭고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음악적으로 우리가 가지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많다는 걸 느꼈고,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엔플라잉만의 방향성에 대해 질문하자 "지금처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 이대로 과몰입을 하면서 저희들의 음악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게 팬분들한테도 좋은 것 같아요. 여기서 무언가를 더 하려고 하면 우리의 색깔이 어지럽혀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거든요. 색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배가 산으로 가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은 저희가 하고 있는 음악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또 서동성이 새로 왔으니 더 단단하게 팀을 유지하려고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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