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구속…한숨 돌린 삼성

입력 2020-06-09 09:14   수정 2020-06-09 09:48

법원이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를 통해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은 2년4개월 만의 ‘총수 재구속’ 위기에서 기사회생했지만 남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 측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됐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이 부회장 등 3명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연 뒤 9일 새벽 “검찰이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하고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대해선 소명이 부족하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 위반 등이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법원이 혐의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원 부장판사는 구속할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과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도 같은 이유로 구속을 피했다.

삼성 측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부회장 측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돼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 등에서 불법 행위가 일절 없었다는 점 등을 성실히 규명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영장 기각 사실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법원이 “수사를 통해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지적한 데 주목하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검찰이 이 부회장의 혐의를 일부 인정받은 만큼 향후 정식 공판 과정도 검찰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 측도 이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인혁/안효주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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