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정성인 벤처캐피탈협회장 "코로나19에도 살아남은 스타트업, 시장 지배할 것"

입력 2020-06-09 15:56  

≪이 기사는 06월09일(13:5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시장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생존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지배해나갈 것입니다.”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촉발한 이번 위기가 어떤 세상을 만들지 누구도 확신할 순 없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벤처투자의 공식엔 변함이 없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그는 “V자든 U자든 언젠가 경기 회복기가 도래할텐데 그 때까지 생존하지 않으면 턴어라운드의 기회도 박탈된다”며 “현금 흐름을 확보해 위기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느냐가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 모두에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981년 설립된 한국 VC의 시초 격인 한국기술개발(현 KTB네트워크) 공채 1기로 업계에 입문한 국내 1세대 벤처캐피털리스트다. 1997년 IMF외환위기와 뒤이어 찾아온 정보기술(IT)붐과 거품 붕괴, 2005년 황우석 사태가 불러온 한국 바이오산업의 침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 제2의 벤처붐까지 벤처투자업계의 흥망성쇠를 몸으로 겪었다. 2005년 그가 세운 VC 프리미어파트너스는 크래프톤(옛 블루홀), 카페24, 리디북스, 쏘카 등에 대한 투자를 잇달아 성공하며 국내 간판 VC로 자리잡았다.

정 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팬데믹)은 벤처투자 업계에 있어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은 인공지능(AI),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명의 흐름에 ‘비대면’을 더해 변화의 폭과 속도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지난 1분기를 보면 전체 벤처투자는 줄었지만 비대면과 관련된 커머스나 소프트웨어 분야나 바이오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나는 등 변화에 베팅한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연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시켜나갈 수 있는 스타트업이 위기가 촉발한 산업의 지각 변동 속에서 최고의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발 위기가 벤처업계에 기회만큼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얼마전까지도 쿠팡이 롯데나 신세계 같은 유통 대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며 “스타트업이 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시장이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젠 대기업들도 스타트업을 경쟁자로 보고 마치 스타트업처럼 자기 혁신에 나서고 있고,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벤처로 큰 기업들은 한 해 수십개의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정말 뛰어난 소수의 승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은 코로나 종식과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대해선 유보적인 견해를 내놨다. 주요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도 주식 시장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코로나 발 위기의 궁극적 해결은 과학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백신이 개발돼 위기가 일단락되기까진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은 과감한 투자로 변화를 주도하는 것과 현금 확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벤처투자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론 운용사들의 과감한 도전과 기관투자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올해 벤처투자에 역대 최대인 2조 2000억원을 투입하면서 정책 자금은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지만 과연 민간 자금을 매칭할 수 있을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운용 자산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벤처투자 비중은 전체의 1%도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셀트리온까지 세 기업의 현재 기업가치로만 해도 지난 20년 간 국내 벤처 투자에 투입된 돈을 다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 벤처투자의 수익성과 유망성은 검증이 됐다고 본다"며 “이제는 기관 투자자들이 벤처 투자에 대한 자산 비중을 3~4%까지 충분히 늘리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국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운용사의 책임”이라며 “초기 투자부터 세컨더리(구주), 스케일업, 해외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역량을 강화해 실력을 검증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김동욱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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