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국왕마저…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노예제 동상들 [영상]

입력 2020-06-10 09:20   수정 2020-09-08 00:03


미국 백인 경찰관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노예제를 주장하거나 흑인 노예를 무역으로 거래하던 인물들의 동상 철거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벨기에 제2의 도시인 앤트워프가 최근 반(反) 인종차별 시위대에 훼손된 옛 국왕 레오폴드 2세의 동상을 철거했다고 AFP 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레오폴드 2세는 1800년대 말 아프리카 콩고(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를 그의 개인 소유지로 선언하고 잔혹한 식민 통치를 하며 학살을 자행해 '콩고의 학살자'라는 악명을 얻은 벨기에 국왕이다.

앤트워프 시장실 대변인은 "해당 동상은 지난주 심각하게 파손돼 미델헤임 조각박물관이 복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래 앤트워프의 한 광장에 설치돼 있던 이 동상은 이후에도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벨기에에는 여전히 레오폴드 2세와 그의 조력자를 기리는 조각상과 거리명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최근 수도 브뤼셀에 설치된 레오폴드 2세 조각상들의 철거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6만4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노예제와 관련한 런던의 동상, 거리 이름을 없애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후 런던박물관 외부에 설치돼 있던 유명한 노예 주인 로버트 밀리건의 동상도 철거됐다.

런던박물관은 "자메이카의 사탕수수 농장 두 곳에서 526명의 노예를 부렸던 악명 높은 노예 거래자의 동상이 오랜 시간 건물 밖에 불편하게 서 있었다"며 "우리는 그 기념물이 인류애에 반해 저지른 범죄의 잔재와 여전히 힘겹게 싸우는 이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노예 무역의 중심 항구였던 브리스톨에서 지난 7일 8만명의 흑인 성인과 어린이들을 노예로 사고 팔았던 17세기 노예상인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끄집어 내려 강물에 던진 뒤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BBC는 밀리건의 동상이 제거된 것을 두고 "지역 공동체의 바람을 인지한 결과"라며 "크레인을 이용해 동상이 끌어내려진 순간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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