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직관에 강한 '뉴타입 인재'가 미래 이끈다

입력 2020-06-11 18:16   수정 2020-06-12 02:50

19세기 미국 철도 노동자 존 헨리는 열심히 망치를 휘두르며 선로를 개척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당시 최첨단기술인 증기 해머가 등장했을 때도 자신감을 보였다. “인간이 그깟 기계에 질 리 없다”며 기계와의 시합을 벌였다. 힘겨운 겨룸 끝에 그는 승리했다. 그런데 결국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산업혁명기에 우수함의 척도가 변하면서 당대 일꾼이 그 가치를 잃어가며 느낀 혼란과 비극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베스트셀러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쓴 전략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는 “지금도 헨리와 같은 사람과 기업이 많다”며 “과거에 만들어진 능력에 대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거대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쓴 《뉴타입의 시대》는 현재까지 전 세계가 요구하던 ‘유능함’의 종말을 선언한다. 저자는 “20세기식 우수성에 갇힌 ‘올드타입’의 인재는 각광받지 못한다”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뉴타입’의 인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초까지 약 50년간 세계를 지배하던 근면함, 능력과 자질 등은 이미 평범한 것으로 취급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고와 행동방식이 급속히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 ‘올드타입’은 갈수록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규정을 준수하고 효율적 해결을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변화를 감당하기 힘들다.

반면 ‘뉴타입’은 경험 자체에 가치를 두지 않고, 교양과 지식을 계속 새롭게 쌓아간다. 과거의 지식과 습관을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는 일종의 ‘언런(unlearn)’ 전략이다. 자기만의 철학과 직감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위기를 돌파한다.

저자는 “올드타입의 사람들이 ‘그건 어디에 도움이 되는가’를 묻고 제동을 걸 때, 세상을 바꾼 위대한 혁신은 ‘이건 왠지 대단할 것 같다’는 직감에 이끌려 시작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직감의 기저에 깔려 있는 철학과 윤리다. 구글은 ‘놀이’를 업무 시간에 적극 권장하는 자유분방한 기업이다. 하지만 ‘악해지지 말자’는 철학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는 어떤 돌발상황 시 경영상의 중대한 오류와 실수를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저자는 올드타입인 사람들이 중시하는 노력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한다. 핵심은 ‘노력의 층(layer)을 어떻게 쌓아 올리는가’의 문제다. 노력에는 각각의 층이 있다. 직장에서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는데도 좀처럼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 일이 필요로 하는 자질과 본인의 자질이 맞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애쓰는 ‘레이어1의 노력’을 계속할 수 있지만 ‘레이어2의 노력’을 시작할 수 있다.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어떤 직업이 맞는지를 고민하고 다양한 정보를 모아서 다음 직업을 찾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에서도 한 사람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척도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급변하는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롭게 학습하는 인재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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