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본부 "38명 숨진 이천물류센터 화재, 안전조치 미준수 때문"

입력 2020-06-15 14:28   수정 2020-06-15 14:33

지난 4월 29일 총 38명이 사망하고 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시 모가면 신축물류창고 화재 참사는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채 무리한 용접작업을 하다 발생한 사고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사장 지하 2층에서 용접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가연성 소재인 건물 천장의 우레탄폼에 튀어 불길이 치솟은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공사 현장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은 15일 중간수사결과 발표 브리핑를 통해 “당시 화재는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해 병행작업 등 공정 전반의 안전관리를 지키지 않아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당일 공사 발주처 등은 지하 2층에 67명의 근로자를 한꺼번에 투입했다. 이는 공기 단축을 위한 것으로 평상시보다 약 2배 많은 근로자 수다. 지하에서 옥상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류의 병행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공사현장에선 필수적인 근로자 대피로도 차단한 채 공사를 진행해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상 2층 조리실 내부에서 주방 덕트 및 소방배관 작업을 하던 근로자 12명이 모두 사망하게 됐다.

경찰은 소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7개 기관과 4차례에 걸쳐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이곳에서 실내기 배관에 대한 산소용접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천장 벽면의 우레탄폼으로 옮겨 붙어 화마로 커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작업하던 실내기 주변에서 용접에 쓰이는 산소용기와 LP가스용기의 밸브가 열려있던 점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

특히 지상 1층부터 옥상으로 연결된 옥외 철제 비상계단은 설계와는 달리 외장이 패널로 마감돼 지하 2층에서부터 시작된 화염과 연기의 확산 통로가 됐다. 결국 안전수칙 미 준수에 따른 비상계단 차단이 근로자의 대피를 막고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안전조치 미흡을 대 참사 원인으로 보고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임직원 5명, 시공사인 건우 관계자 9명, 감리단 6명 등 총 2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협의로 입건했다. 이 가운데 발주처 1명, 시공사 3명, 감리단 2명 등 9명은 “특히 책임이 무겁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경찰은 앞으로 화재 발생과 피해 확산의 근본적 원인이 된 공기단축과 관련, 중요 책임자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한편 공사 과정에서의 불법행위와 여죄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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