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불렀다…이재용도 걱정하는 '갤럭시S' 부진

입력 2020-06-16 09:15   수정 2020-06-17 10:3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영장 기각 후 첫 행보로 지난 15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반도체 담당 임원들뿐 아니라 스마트폰 담당 노태문 사장도 부른 게 포인트다.

이 부회장은 보통 사장단 간담회 소집 시 반도체 담당 임원들을 가장 먼저 만난다. 이날은 달랐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장단을 하루에 모두 만난 건 처음이다. 삼성 내부에선 이 부회장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스마트폰 사업을 특히 걱정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부회장은 전날 오전 반도체(DS부문) 사장단과 만난 뒤 오후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을 불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장인 노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이 부회장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올 상반기 실적 피해와 하반기 만회 방안, 내년 스마트폰 라인업 구성 등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을 비롯 모든 사업부가 비상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 같은 걱정과 위기감을 반영해 하루에 모든 사장단을 만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다중집합시설 이용 등을 피하면서 대리점을 통해 구매하는 스마트폰 판매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책임져야 할 프리미엄 폰인 '갤럭시S20'이 S시리즈 사상 가장 낮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갤럭시S20 판매량은 82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50만대가 팔린 갤럭시S10 시리즈의 65%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안 팔린 갤럭시S20이 창고에 쌓이면서 이동통신사들을 통한 재고 소진에 힘 쓰는 한편 해외 부품사에 발주 주문 감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IM 부문) 분기 매출이 8년 만에 20조원 밑으로 내려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IM부문 매출이 20조2530억원, 3분기는 19조38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IM부문 분기 매출은 2012년 1분기 이후 단 한 번도 20조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를 꺼린다고 판단, 보급형 모델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갤럭시S20의 보급형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과 핵심 사양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보급형인 갤럭시S10 라이트 모델의 가격이 650달러로 책정됐던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S20 라이트도 갤럭시S20 대비 30~40% 저렴한 수준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보급형인 A31, A51 5G(5세대 통신), A퀀텀(A71 5G)를 쏟아낸 데 이어 20만원대 스마트폰인 A21 출시도 저울질 하고 있다. 해외에선 저가형 M 시리즈 모델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인도에는 이달에만 4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SA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3.2% 줄어든 10억8600만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12억대는 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치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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