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돈 행방 묻자 쉼터소장 무릎 꿇었다"

입력 2020-06-17 09:37   수정 2020-06-17 09:39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 쉼터 소장 손모 씨(60)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와 관련해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손 씨는 검찰의 직접 수사대상이 아니라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놓고 그동안 여러 설이 분분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며느리 조모 씨는 1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길 할머니가 정부로부터 매월 약 350만원을 받았고, 이 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지난 1일 손 씨에게 이 문제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손 씨는 해명 대신 조씨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3일 다시 손 씨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로부터 사흘 뒤 손씨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일 길 할머니가 머물던 마포 쉼터를 방문했다. 마포 쉼터 압수수색 등 정의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이었다.

이 자리에서 손 씨는 조 씨 부부에게 본인 명의 통장 2개를 건넸다. 각각 2000만원, 10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했다. 조씨는 "손 소장이 돈을 건네면서 '내가 이걸(통장을) 가지고 있으면 불안하다. 자꾸 압수수색하니까 불안하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조 씨는 통장을 본 뒤 손 씨에게 "어머니 돈이 어디 쓰였는지 알고 싶다"고 말하자 손 씨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고 전했다.

쉼터에서 돌아온 지 이틀 뒤인 3일 조 씨는 손 씨에게 '소장님 아직 멀었나요. 은행 가시면 5~10분이면 (금액 사용처) 기록을 출력할 수 있는데 그걸 왜 안 주시나요. 바르게 하려면 뼈를 깎는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받은 손 씨는 조 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2017년) 위안부 배상액 1억원 중 5000만원은 정의연에 기부했고 1000만원은 당시 조 씨 부부께 드리지 않았느냐"고 해명을 했다고 한다.

조 씨는 지난 12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손 씨가 쉼터에서 머물던 길 할머니 계좌를 활용해 돈 세탁을 했으며, 이 문제를 제기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손 씨의 배후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돈과 관련된 조 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정의연 측은 "(오히려) 길원옥 할머니 아들이 소장님에게 접근해 돈을 달라고 요구해왔다. 소장님이 증거 자료를 다 모아두고 있었다"며 "길원옥 할머니가 돈을 주라고 이야기해, 소장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아들에게 수천만원을 건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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