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경상수지 흑자 10년來 '최저'…반도체 불황에 '반토막'

입력 2020-06-19 12:00  

지난해 대중 경상수지 흑자가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불황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 영향이다.

19일 한국은행의 '2019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52억4000만달러(약 30조6000억원)로 2018년(473억7000만 달러) 대비 46.7%나 급감했다. 이는 2009년(162억6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경상수지 흑자가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은 제조업 제품의 대외 거래 성적을 뜻하는 상품수지(수출-수입)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중 상품수지는 185억3000만달러로 2018년 대비 268억6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이 역시 2009년(179억3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 대미국·중국 상품수지 '저조'…"미중 무역분쟁 영향"

상품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된 여파다. 지난해 대중 상품수출은 1162억9000만달러로 2018년보다 17.7% 줄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지수로 반도체는 전년 대비 31.1%, 화공품은 10.7% 각각 감소했다.

대중 여행수지는 71억8000만달러로 2018년보다 늘었다. 여행수입이 100억6000만달러로 2016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 입국자수는 602만명으로 2018년보다 25.8% 늘었다.

반도체 불황 여파로 대미 경상수지도 저조했다. 지난해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220억5000만달러였다. 2012년(181만4000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2018년(246억7000만달러)에 이어 연속으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된 탓이다. 지난해 상품수지는 300억5000만달러로 2018년 대비 59.8%나 급감했다. 이는 2012년(255억6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상품수입은 641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급증했다. 상품수지는 2014년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2015년부터 철강 수입규제 등에 따른 상품수출 부진과 2017년부터는 미국 에너지류 수입 확대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한은은 "여행수지 개선, 해외투자소득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및 본원 소득수지가 개선됐지만,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등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 대일본 경상수지 적자 감소…일본 불매운동 '성과'

대일본 경상수지 적자는 188억2000만달러로 2018년(247억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일본 상품수지 적자는 134억1000만달러로 2018년(172억6000만달러 적자)보다 38억달러 가량 줄었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EUV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개선됐다. 지난해 일본 여행수지 적자는 17억7000만달러로 2018년보다 절반 가량 적자폭이 감소했다. 일본행 출국자수는 558만명으로 2018년보다 25.9% 줄면서 여행지급이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자본재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축소됐고, 여행지급이 급감하면서 서비스 수지도 개선된 것이다.

대유럽(EU)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60억9000만달러로 2018년(99억9000만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다만 대동남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99억4000만달러로 2018년(939억1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2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는 599억7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대비 22.5%(175억달러)나 감소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487억9000만달러) 후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밑돌았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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