튈수록 돈 되니…유튜브 음모론·막말 온상으로

입력 2020-06-19 17:38   수정 2020-06-20 02:07

유튜브가 음모론과 막말의 온상이 되고 있다. 광고보다는 ‘슈퍼챗’이 수익 원천이 되면서 유튜버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니면 말고 식의 음모론을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슈퍼챗은 라이브 방송을 하는 동안 채팅에 참여하는 시청자가 후원금을 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유튜버들의 이런 행태를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음모론·막말 부추기는 시스템

19일 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017년 슈퍼챗이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가로세로연구소(1위)가 약 8억원, 보수 성향 유튜버가 운영하는 GZSS TV(2위)는 약 6억원의 슈퍼챗 수익을 올렸다. 슈퍼챗이 유튜버들의 어마어마한 수익 창출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슈퍼챗은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후원 기능인 ‘별풍선’과 비슷하다. 라이브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원화와 달러로 결제할 수 있다. 후원금인 슈퍼챗을 보내면 닉네임과 금액, 메시지 등이 채팅창 상단에 표시된다.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등의 색상이 메시지 박스에 나타나는데 금액이 많을수록 빨간색에 가까워진다. 채널 운영자는 슈퍼챗 수익의 70%를 받는다.

슈퍼챗 수익이 높은 유튜브 채널의 특징은 음모론 등을 자극적으로 유포한다는 것이다. 지난 4·15 총선 이후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중국 공산당 해커가 개입했다는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주장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들을 통해 꾸준히 재생산됐다. 가로세로연구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으로 지난 4월에만 약 4500만원의 슈퍼챗 수익을 얻었다. 끊이지 않는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이번 선거 과정과 동일한 투·개표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역시 슈퍼챗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사타파TV가 약 3억3400만원, 딴지방송국은 약 2억8000만원을 슈퍼챗으로 벌어들였다. 딴지방송국은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토크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주로 재생하는 채널이다. 김씨는 2018년 2월 다스뵈이다에서 ‘미투운동 공작설’을 퍼트리기도 했다.

유튜브상 음모론·막말 제재 어려워

별풍선, 슈퍼챗과 같은 라이브 후원 방식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네이버도 지난달 네이버TV에서 생방송 중 후원금을 보낼 수 있는 ‘라이브 후원’ 기능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동영상을 보는 시청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광고를 대는 기업들의 지갑 사정은 좋지 않아 후원이라는 수익 모델에 상당히 기대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공룡’ 유튜브 안에서의 막말과 음모론을 제재할 방법은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유튜브 영상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다. 방심위는 심의를 통해 동영상 차단을 결정하고, 유튜브에 이를 통지한다. 문제는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이 해외 사업자라 규제를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유튜브는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율 규제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남영/최다은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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