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올랐다고 기사 쓰지 마세요"…타깃될까 선 긋는 주민들

입력 2020-06-21 15:01   수정 2020-06-21 15:03


"일부 새 아파트와 분양권만 해당됩니다. 집값 안 올랐어요", "기자님, 김포 정말 와보고 하는 얘기인가요?", "왜 자꾸 (오른다는)기사가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기사 쓰지 말아주세요"….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서 빠진 경기도 김포·파주 부동산에서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현지 주민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기지 않고 있다. 집값이 오른다는 게 감지되면,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추가할까봐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설명자료를 배포해 "이번 규제지역 지정 이후에 비규제지역에서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다"라고 엄포했다.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예외없이 규제지역에 포함시키겠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22번째 부동산 대책에 김포·파주가 포함되고 다른 곳들은 빠지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돌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포와 파주 현지 부동산에는 갭투자자와 분양권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나왔던 매물이 빠지는 한편, 분양권에 하루가 다르게 웃돈이 붙고 있다. 규제가 발표된지 나흘만에 분양권에 1억원 가까운 웃돈이 붙은 아파트까지 나오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A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주부터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서울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전세를 끼고 투자할 물건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운양동의 B공인중개사는 "매수세가 강하니 처음 내놨던 매매가 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오른 매물은 바로 계약이 이뤄진다"며 "5000만원 이상 오른 매물들도 속속 나오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무소마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싸움으로 호가가 들쑥날쑥 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집주인이 막판에 매물을 철회해 거래가 무산되거나, 매물을 거두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롯데캐슬' 전용면적 84㎡의 경우 호가가 급격히 뛰고 있다. 최근 집주인들이 눈높이를 올리면서 5억5000만원까지 매물을 내놓고 있다. 2014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1136가구의 대단지로 2012년 분양당시 3억원 초반대에 공급됐다. 준공된 이후 큰 상승없이 4억원 안팎에 거래가가 형성됐다. 전셋값은 3억원 정도에 거래돼 1억원 안팎으로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지 투자자들은 1억여원으로 몇개월 만에 수천만원이 가능하다고 보고 물건을 찾고 있다.

입주를 앞둔 단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더 뚜렷하다.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의 경우 내달 입주를 시작하면서 시장에 나온 전세와 매매, 분양권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전용 84㎡의 전셋값은 3억3000만~3억6000만원 정도이고, 분양권의 경우 5억5000만원 안팎에 거래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다가 6·17 규제가 나오고는 분양권 가격이 6억원 이상으로 뛰었다. 이는 분양가 대비 2억 이상의 웃돈이 붙은 가격이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사는 집과 분양권 매매하는 시장은 다르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서울 집값에 떠밀리다시피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들은 이러한 우려가 더하다. 살고 있는 집의 매매가가 올라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까 봐서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15일 기준으로 김포의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올들어 0.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누적 상승률(2.38%)은 물론 경기도(5.53%)나 인천(5.90%)과도 차이가 크다. 심지어 파주는 -0.26%를 기록해 되레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비규제지역으로 빠지면서 투자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미분양이 꾸준히 발생했던 2기 신도시인 운정신도시에서는 분양가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더' 붙었다. 분양권이 이미 1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은데다 며칠 새 더 붙고 있는 것이다. 규제 전과 다른 점이라면 매수세가 강력해 졌다는 점이다.

경의중앙선 야당역 인근의 롯데캐슬 파크타운 1·2차의 매매가는 순식간에 2000만원 뛰었다.운정신도시센트럴 푸르지오는 전용 84㎡의 매매가가 6억5000만원 안팎으로 뛰었다. 지난달 6억원에 실거래됐지만, 최근들어 수천만원씩 호가가 오르고 있다.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운정신도시아이파크의 분양권에 웃돈이 나날이 치솟고 있다. 전용 84㎡의 분양권이 6억85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왔다. 이는 분양가 대비 3억원 오른 수준이다.

파주시 목동동 C중개업소 대표는 "파주는 워낙 매물이 많았지만, 매수자 우위인 분위기였다"며 "이번 대책 발표후 호가가 오르면서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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