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1잔보다 싼 와인 1병…100만 vs 40만 물량전쟁

입력 2020-06-23 09:57   수정 2020-06-23 10:48


롯데마트가 1병 3900원짜리 초저가 와인을 선보였다. 대형마트 와인 1병 최저 가격선 4000원대가 깨지는 장면이었다. 같은 그룹 계열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의 아메리카노(4300원) 1잔보다 싼 가격에 와인 1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대대적인 와인 수입 물량공세를 바탕으로 대형마트 대표 저가 와인 가격 최저선이 3000원대로 낮아졌다. 이마트가 지난해 4900원짜리 '도스코파스'를 선보이면서 4000원대로 낮아진 대형마트 대표 저가 와인 가격이 더 떨어진 것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25일 3900원짜리 스페인 와인 '레알 푸엔테' 2종을 선보인다. 신제품은 스페인 와이너리 '비노스 보데가스'가 현지 토착 품종인 템프라니요로 만든 와인으로, 미디엄 바디가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와인 시장에서 초저가 와인이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1차 물량만 40만병을 준비하며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마트에서 선보였던 4000원대 초저가 와인의 벽을 허물었다"며 "40만병의 초도물량과 함께 장기적으로 초저가 와인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가격을 초저가로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들은 독한 술을 마시고 취하는 것보다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의 성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홈술족 증가 등을 염두에 두고 물량공세를 통한 저가 전쟁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와인 한 병당 5000원의 벽을 깬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와이너리에 100만병을 개런티하며 '도스코파스'의 가격을 49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이마트의 통상적인 와인(단일품목 기준) 평균수입량인 2만~3만병과 비교해 300배가 넘는 수준의 물량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평소 대비 약 300배가 넘는 100만병의 물량을 개런티해 시세 대비 60%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스코파스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부각되며 흥행에 대성공했다. 초도 물량 100만병이 단 4개월 만에 소진됐고, 지난해 하루 평균 7500병 이상 팔려나갔다. 올해 4월까지 누적 160만병 이상 판매되며 이마트 와인 내 매출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현재 3탄까지 출시된 상태다.

이 같은 저가 와인 공세에 홈플러스도 4990원짜리 와인을 선보이면서 대응에 나선 상태다.

롯데마트는 향후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품종으로 개발된 초저가 와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저가 와인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승부수다.

실제 올 들어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 와인 수요가 우상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마트가 올해 1~6월 판매동향을 살펴본 결과 6000원 이하 초저가 와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4% 폭증했다. 특히 초저가 와인 구매고객 중 기존에 와인을 구매하지 않았던 고객 비율도 절반에 달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세븐일레븐의 저가 와인 매출 신장률은 60.5%로 전체 와인 신장률(30.9%)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와인 매출에서 저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년 전(2017년) 16.3%에서 올해는 30.5%까지 올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4990원짜리 '카퍼릿지'는 초도 물량이 한 달 만에 품절된 바 있다"며 대형마트에서 저가 와인의 인기를 전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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