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동까지 휩쓰는 K게임 … 수출로 年 8兆 벌며 '고용 효자'로

입력 2020-06-24 16:00   수정 2020-06-24 16:36

상장 게임사 36곳 3년 새 직원 39% 늘어난 비결

수출국 다변화 - 북미·유럽 등 공략 성공…K팝 수출의 12배
장수게임 육성 - 엔씨, 리니지 하나로 22년간 매출 8兆 올려


‘검은사막’이라는 게임 지식재산권(IP) 하나로 지난해 5359억원의 매출을 올린 펄어비스는 경기 과천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직원이 크게 늘어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PC게임 ‘검은사막’ 성공으로 2016년 120명 정도였던 직원 수는 2018년 404명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2018년엔 ‘검은사막’의 모바일 버전이 ‘대박’을 터뜨렸다. 직원은 다시 두 배 이상 늘어 올 1분기 기준 832명으로 증가했다.

○호실적이 일자리 견인

‘일자리 효자 산업’으로 성장한 게임산업의 고용 창출 비결은 간단하다. 펄어비스처럼 매출이 늘고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일할 사람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게임산업은 각종 규제 등 갖은 장애물에도 성장해왔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에 상장된 게임사 36곳의 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2조50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4%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798억원으로 58.6%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출시돼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한 ‘리니지2M’을 개발한 엔씨소프트 실적을 제외하면 증가폭이 크게 감소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4.7%와 6.9%로 줄어든다.

하지만 이 수치도 국내 전체 상장사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로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1.2% 감소했다. 코스닥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도 22.9% 줄었다. 그만큼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은 2016년 10조8945억원에서 지난해 14조7000억원으로 3년 새 34.9% 커졌다.

한국 게임산업 성장의 가장 큰 요인은 수출 확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상반기 한국 게임 수출액을 33억3032만달러로 추정했다. 한국 콘텐츠산업 수출의 69%를 차지했다. K팝 등 음악산업 수출액(2억6070만달러)의 12배가 넘는다. 국내 1위 업체 넥슨과 2위 업체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50%를 웃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90%가 넘었다.

○중국 의존 벗어나 ‘수출 신대륙’ 개척

국내 게임회사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이 막히자 수출국 다변화에 적극 나섰다. 중국은 국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2016년부터 한국산 게임 유통을 막고 있다. 넷마블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 3월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기준으로 프랑스와 독일에서 1위에 올랐다.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은 그동안 국내 게임들이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중동과 인도 지역에서 인기다.

인기 IP를 활용한 것도 한국 게임산업 성장 요인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지금도 국내 모바일 게임 순위 1위(리니지2M)와 2위(리니지M)를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가 지난 22년 동안 올린 매출은 8조원을 넘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IP로 쉽게 돈을 번다고 비판하지만 리니지 같은 강력한 IP를 창조해 유지하는 것도 평가받아야 한다”며 “닌텐도 역시 ‘슈퍼마리오’ ‘젤다’로 수십 년 동안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도전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도전도 성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 경쟁력이 뒤처졌던 콘솔시장에 진출하는 게임사가 늘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게임 ‘검은사막’의 콘솔 버전을 내놨다. 올 3월에는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원’과 ‘플레이스테이션4’ 이용자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 덕분에 이용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게임 ‘미스트오버’를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내놓았다. 게임사들은 가상현실(VR) 등 새롭게 열리는 게임시장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개발한 VR 게임 ‘포커스온유’와 ‘로건’을 지난해 내놨다.

○철저한 성과 공유

게임업체들의 이런 도전과 혁신은 인재 유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사들의 성과보상제도로 우수 인력이 몰리고 있다. 크래프톤은 2018년 배틀그라운드 개발 초기부터 참여한 직원 20여 명에게 1인당 최고 5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은 “중국의 신규 게임 수출이 막혀 있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과몰입 질병화 등 게임산업에 대한 장애물은 여전하지만 한국 게임산업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김주완/구민기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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