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도소 리츠가 배당컷 선언한 이유는?

입력 2020-06-23 16:07   수정 2020-06-23 16:0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이 글로벌 부동산 시장까지 확산하면서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는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국가로부터 임차료를 받는 민간 교도소 리츠까지 배당 중단을 선언하면서 리츠 구조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까지 등장했다.

2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코어시빅은 2.64% 오른 10.1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반등했지만 이달들어 코어시빅 주가는 16.04% 하락했다. 코어시빅은 미 이민세관단속국 등과 계약을 맺어 민영교도소를 운영하는 미국에 상장된 두개 뿐인 교도소 리츠 가운데 하나로, 다른 상장 교도소 리츠인 GEO그룹과 함께 미국 민영 교도소 시장의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코어시빅은 지난 17일 매 분기 실시하던 분기배당을 이번 2분기부터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코어시빅은 컨설팅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재무 구조 및 자본 효율성에 대한 평가를 받겠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 증시에 상장된 200여개 리츠 가운데 57개가 배당 삭감 혹은 중단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코어시빅의 배당 중단이 실적 저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코어시빅은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한 4월에는 매출이 전월대비 4.2% 감소했지만, 지난달에는 전월대비 0.9%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어시빅 외에도 벤타스와 카이트 리얼티 등 임차료 수취율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배당금을 삭감한 사례들이 있다”며 “이는 이익이 하락해 배당삭감을 결정했다기보다는 위기에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사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민영 교도소들이 리츠 구조를 폐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미국 리츠는 일반 법인에 비해 법인세를 적게 내지만 대신 과세대상이익의 최소 90%를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한다. 이는 투자자들은 물론 기업에게도 단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대신 자산을 확대하거나 추가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전적으로 대출과 채권 등 자본시장에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올들어 신용평가사 피치는 코로나19의 타격을 고려해 코어시빅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 등급으로 강등했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는 전세계적으로 ESG 투자가 유행하면서 금융권이 코어시빅과 GEO그룹 등 민영 교도소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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