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정은 지시에 확성기 다시 철거…北 속내는?

입력 2020-06-24 17:02   수정 2020-06-24 17:04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다시 설치한 지 사흘 만에 대부분 철거했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중단을 지시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남북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지 않기 위한 의도로 읽히고 있다.

24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부터 강원 강화·철원 평화전망대 전방 북측지역 등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했다. 지난 21일 오후부터 재설치 작업에 전격 착수해 30여개를 설치한 지 사흘 만이다. 오후께엔 재설치한 확성기 대부분을 철거한 것으로 식별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 시설 재설치와 철거를 전격 단행한 의도에 대해 분석 중이다. 군 관계자는 "철거 정황이 포착된 것은 당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결정한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면서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철거 작업이 신속히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200만장의 삐라(대남전단)와 풍선 3000개를 제작해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는 전단 살포 계획도 당분간 중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군 관계자는 "일단 당중앙군사위 본회의가 열릴 때까지는 확성기와 전단을 보류할 것"이라며 "우리의 전단 살포 제지 등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삐라가 살포되고 확성기 방송이 재개될 경우 남북 군사적 긴장감이 급속히 고조되면서 우발적 충돌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도 상황 관리 필요성을 판단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고 우리도 맞대응할 경우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 확성기는 출력이 낮아 방송 내용이 잘 안 들릴 때가 많지만 남측은 20km 이상 거리에서도 들을 수 있는 신형 고정식 및 이동식 확성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계획 예고 이후 미국의 B-52 장거리 폭격기 등이 한반도 주변에 자주 전개되는 데다 최근엔 미국 항공모함 3척이 한반도를 포함한 7함대 작전구역에 전진 배치된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군사적인 긴장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대신 24시간 북한의 어떤 동향이나 움직임을 확실히 보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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