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방문일 이전 입사자'만…인국공 정규직 전환기준 논란

입력 2020-06-25 10:38   수정 2020-06-25 10:59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엔 전환 기준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인국공에 따르면 직고용 대상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국공을 찾아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한 2017년 5월12일 이전 입사자 1000여명이다. 이들은 서류전형과 인적성 등 적격심사만 통과하면 무난히 직고용된다.

반면 문 대통령 방문일 이후 입사자 약 800명은 일반인과 함께 공개채용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직무적성검사(NCS)를 통과하지 못하면 직고용되지 못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직고용을 요구해 온 기존 보안검색 요원들은 반발하는 상황이다. 단 공사는 기존 근무인력이 탈락할 경우 공사 내 다른 일자리에 지원할 때 가점을 부여하는 등 구제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대통령 은혜를 입어야만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거냐"면서 문 대통령 방문일을 기준으로 직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반발이 나왔다.

또 인국공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자체와 관련한 취업준비생들의 반발도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제하 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특정 청원에 한 달간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부·청와대 책임자가 답변해야 한다.

청원글 작성자는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며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면서 "이번 전환자 중에는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 이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겐 더 큰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청년 입장에선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비정규직이 내가 가는 자리에 치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것 같다"면서 "지금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자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이 아니고, 기존 보안검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검색원 연봉에 대해서도 "5000만원이 아니고 3300만원 정도를 받다가 3500만원 정도로 조금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성명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가장 큰 차이는 정년보장에 있다. 9급 공무원 초봉이 연 230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을 기록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며 "만약 보안검색요원을 정규직으로 공개채용 했다면 취준생들이 대거 지원했을 것이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바로 이 기회를 박탈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모임은 "'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초봉이 연 38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거나 '청년들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다'는 해명은 비열한 변명이자 교묘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천공항 오픈채팅방 내용때문에 더욱 분노를 표하고 있다. 정확한 출처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란 제목의 328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화 내용으로 추정된다.

한 이용자는 오픈채팅방에서 "나 군대 전역하고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인국공 정규직으로 들어간다"며 "연봉 5000 소리 질러, 2년 경력 다 인정받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인국공 정규직이면 최상위이다. 졸지에 서울대급 됐다"며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됐다"고 말했다.

한 이용자가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은 뭐가 되냐"고 비판하자 도리어 다른 이용자들은 "누가 노력하래?"라며 비꼬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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