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커피 '춘추전국'…캔·병·컵·페트 종류만 150개

입력 2020-06-25 17:54   수정 2020-06-26 02:09

‘미국에 별다방(스타벅스)이 있다면, 한국엔 길다방이 있었다.’

1980~1990년대 커피 좀 마셔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하철, 회사 복도, 길거리, 대학교 곳곳에 있던 커피 자판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커피 자판기는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 샤프의 자판기를 400대 구입한 게 시초였다. 하루 1000잔 넘게 팔리는 곳도 있었다. 한 번 커피를 충전하면 600잔까지만 나와 원재료를 조달하는 ‘자판기 관리인’도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전국에 10만 개가 넘었다. 100원짜리 동전 몇 개 넣고 버튼을 누르면 30~40초 안에 커피가 나오기 때문에 ‘빨리빨리’를 외치는 성격 급한 한국인을 겨냥한 최적의 카페라고도 했다.

커피 자판기는 거의 사라졌다. 길다방을 추억의 아이템이 되게 한 건 편의점이다. 이젠 자판기 속 커피가 만들어지는 시간조차 기다릴 필요가 없다. 편의점에서 ‘바로 사서 바로 마시는’ 컵, 캔, 페트커피 등이 150종 이상이다. 업계는 이를 모두 합쳐 RTD(ready to drink)커피라고 부른다.

RTD커피는 편의점 커피와 함께 성장했다. 국내 최초의 편의점은 1982년 등장한 서울 약수동의 롯데세븐. 4년 뒤인 1986년 첫 캔커피가 세상에 나왔다. 동서식품의 ‘맥스웰 커피’다. 일본에서 한창 캔커피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였다. 동서는 국내 냉장고 보급률이 증가하며 캔커피도 성장할 것으로 봤다.

맥스웰 이후 2000년대 초까지는 레쓰비, T.O.P 등 캔커피 전성시대였다. 1997년 캔커피의 막강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컵 용기에 빨대를 붙인 냉장 컵커피다. 매일유업이 내놓은 200mL짜리 ‘카페라떼마일드’가 그 주인공. 이후 스타벅스 병커피, 파우치 형태의 액상커피가 나오고 커피 전문점도 컵커피를 내놓으며 ‘춘추전국 시대’가 됐다.

요즘은 페트커피가 가장 주목받는다. 2015년 빙그레가 페트커피로 ‘아카페라’를 처음 내놨고 이후 롯데 ‘콘트라베이스’, 동서 ‘콜롬비아나 마스터’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용량 경쟁도 치열하다. 커피 전문기업 쟈뎅은 2년 전 1L 페트병에 넣은 ‘쟈뎅 아메리카노’를 내놨다. “하루 종일 커피를 조금씩 나눠 마시거나 나들이할 때 나눠 먹는 수요를 겨냥했다”고 한다.

편의점 RTD커피에서 1등은 누구일까. 컵커피 원조인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룰스’다.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에서 10년 넘게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다. 올 상반기에도 편의점 냉장 컵커피 매출 중 45%(GS25 기준)를 바리스타룰스가 차지했다. 기자가 먹어본 기억에 남는 제품은 ‘세븐일레븐 투명컵커피’다. 투명한 용기를 사용해 남은 커피의 양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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