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위, 90분 만에 2.3兆 증액…기막힌 巨與 추경심사

입력 2020-06-30 17:26   수정 2020-07-01 01:29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여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추경의 시급성을 강조했지만, 코로나19와 거리가 먼 예산까지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위는 단 50분 추경 심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29일 2조3100억원을 추가 증액했다. 산자위에 올라온 예산안의 40%를 늘려 잡은 것이다. 심사에 걸린 시간은 1시간30분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예산만 2조2800억원 추가 증액되면서 국회의원 출신인 박영선 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육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환불 요구가 높아지자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3880억원을 추가했다.

총 35조3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추경안이 국회에 올라왔지만 개별 상임위에서 검토한 시간은 1~2시간에 불과했다. 정부 원안대로 추경안을 통과시킨 운영위원회의 심사는 50분 만에 끝났다. 추경 심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예산 심의가 아닌 통과 목적의 상임위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여당과 정부의 졸속 운영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코로나19 사태와는 관련이 적은 예산도 심사 과정에서 늘어났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3163억원을 추가로 늘리면서 자연재해 복구비(190억원), 긴급벌채 사업비(19억원) 등을 포함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불교 문화행사 확대와 전통사찰 보수 정비 등을 포함해 799억원을 증액했다. 여성가족위원회는 디지털성범죄 정책 연구와 초·중·고 학생 대상 디지털성범죄 교육 사업 등에 예산 3억4000만원을 늘려 잡았다.

반면 코로나19와 연관이 큰 원격의료 관련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 원안대로 소관 추경안을 넘겼지만 “의료법 정비 없이 원격의료 기반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원격의료 관련 예산은 감액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상임위 심사에서 감액은 ‘찔끔’ 이뤄졌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교도소 감리비 예산 4000만원을 줄였다. 법사위는 4시간 동안 추경 심사를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현안 질의하는 데 썼다. 국방위원회에서는 첨단정보통신교육 예산 등 9억2000만원을 감액했다.

與, 일하는 국회법 등 처리 방침

민주당은 3차 추경안을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는 30일 사실상 민주당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예결위는 1일부터 이틀간 조정소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 후속 법안과 일하는 국회법 등을 처리할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 15일 공수처 출범을 위한 공수처장 추천을 국회에 요청한 상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며 “3차 추경이 아니더라도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김소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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