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최악 치닫는 제조업 경기

입력 2020-06-30 17:40   수정 2020-07-01 01: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제조업 불황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재고와 현재 경기상황 지표 모두 21년여 만의 최악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4개월 만에 최저인 63.6%로 추락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5월 전(全)산업생산은 4월 대비 1.2% 감소했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00년 8~12월 이후 20여 년 만의 최장기간 감소다. 광공업 생산은 6.7% 줄어 지난달 감소폭(-6.7%)에 이어 2008년 12월(-10.5%) 후 두 달 연속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가 줄면서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한 98.0으로 집계됐다. 4월과 비교하면 6.9% 줄어든 수치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생산 부진이 두드러졌다. 자동차생산지수는 63.4(2015년=100, 계절조정지수 기준)로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도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16.1%)가 크게 줄면서 5.9% 감소했다.

제조업의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을 의미하는 재고율은 128.6%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5로 1999년 1월 이후 21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강도가 완화되면서 2.3% 증가했다. 도소매업(3.7%) 숙박음식점업(14.4%)이 회복세를 견인했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에 비해 4.6% 증가했다. 5월부터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것이 소매 판매 증가에 보탬이 됐다.

정부는 6월 산업활동지표가 5월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과 제조업에서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6월 수출과 제조업 생산은 주요국들의 경제 활동이 점차 정상화된 영향으로 4~5월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6월 전산업의 업황 BSI는 전달에 비해 3포인트 오른 56을 기록했다. 5월(53) 2포인트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8) 수준을 밑도는 등 여전히 기업의 체감경기는 위축돼 있다는 평가다. BSI는 기업의 경기 인식을 조사한 지표로 100을 밑돌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6월 전산업 업황 BSI가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아 반등은 별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른 51로 집계됐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내림세를 보이다 5개월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이 수치 역시 2009년 3월(56)에 못 미친다.

성수영/김익환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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