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거세지는 '보이콧 차이나'

입력 2020-07-01 18:08   수정 2020-07-02 00:25

14억 인도인의 ‘보이콧 차이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성난 군중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며 반중(反中) 불매운동을 벌이고, 인도 정부는 틱톡 등 59개 중국 앱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히말라야 국경지대에서 인도군 20명이 중국군과의 충돌로 사망한 데 따른 보복조치다. 중국 업체가 진행하던 47억루피(약 748억원) 규모의 화물철로 공사계약까지 파기했다.

영국에서도 중국에 대한 보이콧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정보를 은폐해 팬데믹(대유행)을 초래했다는 책임론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까지 강행했기 때문이다. 유럽을 비롯한 27개국이 중국에 홍콩보안법 폐지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도 이에 가세했다.

미국의 공세는 더 강해졌다.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밀어붙이자 미 국무부는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박탈하고 민·군 이중용도 기술의 국방물자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통신업체 ZTE(중싱통신)를 국가안보 위협 대상으로 공식 지정했다.

중국의 집요한 요구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했던 국가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사업 구조가 참여국에 빚더미만 떠안기는 ‘고리대금업’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78개 참여국의 대(對)중국 부채는 3800억달러(약 457조6000억원)를 넘었다. 동유럽 소국 몬테네그로의 중국에 대한 부채비율은 2014년 GDP 대비 8%에서 올 상반기 46%로 급등했다. 결국 채무국들이 집단 보이콧에 나서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때 롯데 등 기업들에 온갖 보복을 가하는 등 ‘보이콧 전술’을 자주 동원했는데 그게 부메랑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각국에 써먹던 중국의 ‘보이콧’ 무기가 이번엔 베이징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매·거부운동의 뜻으로 쓰이는 ‘보이콧’은 원래 찰스 C 보이콧(Charles C Boycott)이라는 아일랜드 주둔 영국 장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대지주의 재산관리인이 된 그는 기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던 19세기 아일랜드 소작농들에게 심한 횡포를 부리다 주민들에게 배척되고 대지주로부터도 해고됐다.

‘보이콧 전략’으로 재미를 보다가 거꾸로 ‘보이콧 쓰나미’에 휘말린 중국의 처지가 그의 운명과 묘하게 닮았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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