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찾아낸 '살인의 추억' 연쇄살인마 이춘재는 누구?

입력 2020-07-02 10:05   수정 2020-07-02 11:23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이하 '이춘재 사건')이 2일 경찰 브리핑으로 무려 34년 만에 종결될 예정이다.

영구 미제로 남을 뻔한 이춘재 사건은 지난해 9월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해자들 유류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강간 살인죄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57)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 용의자가 특정된 것은 사건이 최초 발생한 1986년 9월 이후 무려 33년 만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당시 이춘재의 나이는 27세였으며 관련 사건 가운데 3건에서 나온 DNA가 이춘재와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사건이 용의자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미제사건수사팀이 증거물 감정 등을 진행하다 DNA 분석과 대조를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처제를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살인으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됐다가 지난해 12월 수원교도소로 이감됐다. 1994년 1월 충북 청주 흥덕구 자신의 집을 찾아온 처제(당시 20세)가 마시는 음료수에 수면제를 타 먹인 이춘재는 처제가 잠들자 성폭행하고 범행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살해했다. 피해자 시신은 집에서 8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서 1심 재판부는 "범행이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진 데다 뉘우침이 없어 도덕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며 이춘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성폭행 이후 살해까지 계획적으로 이뤄졌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1995년 1월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이후 이춘재는 4개월 뒤 파기환송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같은 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이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1988년 작성해 배포한 몽타주와 비슷한 생김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성폭행 현장을 가까스로 탈출해 목숨을 건진 피해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을 종합해 범인을 24세부터 27세까지, 키 165~170cm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성으로 특정했다.


몽타주에 기술된 인상착의에 따르면 '(얼굴이) 갸름하고 보통 체격,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로움, 평소 구부정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하지만 이춘재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은 어렵다. 살인사건은 2015년 법 개정으로 공소시효가 폐지됐지만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91년에 마지막 사건이 벌어져 2006년에 이미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수사 결과 발표는 장기미제 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해결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게 경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초 사건 기준으로 34년 만에 밝혀지는 진실인 만큼 이날 최종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경찰은 브리핑 후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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