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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九死一生 (구사일생)

입력 2020-07-06 09:00  


▶ 한자풀이
九: 아홉 구
死: 죽을 사
一: 한 일
生: 날 생


아홉 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나다
수차례 고비를 겪고 간신히 목숨을 건짐-초사(楚辭)


전국시대 초나라 정치가이자 이름난 시인 굴원은 학식이 깊고 글재주가 뛰어나 삼려대부라는 높은 벼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시기하는 간신들에게 모함받아 관직에서 쫓겨났다. 그 뒤 굴원은 좌절과 방황 속에서 불행히 살다 돌을 안고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그는 평소에 충언을 빙자한 간사함이 임금의 공명정대함을 흐리게 해 진정한 충신들이 미움을 받는 현실을 미워했다.

그가 나라와 임금을 걱정하는 충정에서 지은 <이소>라는 글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긴 한숨 쉬고 눈물을 닦으며, 사람 일생에 난관이 많음을 슬퍼하노라
내 고결하게 살고 조심한다 했지만 아침에 바른말하다 저녁에 쫓겨났네
그래도 내 마음이 선하다고 믿어 아홉 번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리.”

‘아홉 번 죽었다 살아난다’는 뜻의 ‘구사일생(九死一生)’은 이 글에서 비롯했다. 본래는 ‘구사무일생(九死無一生)’, 즉 아홉 번 죽는 동안 한 번도 살아남지 못함을 뜻하지만, 죽을 뻔했다가 간신히 살아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흔히 아홉은 수의 끝을 의미한다. 그러니 아홉 번 죽는다는 것은 수없이 죽는다는 뜻으로도 풀이가 가능하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기사회생(起死回生)’은 <여씨춘추> 별류편에 나온다. 노나라 사람 공손작이 “나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 이것은 크나큰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고 장담한 데서 비롯됐다. 원뜻은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을 살린다’는 의미지만, 오늘날에는 위기에 빠졌다가 다시 회생한다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삶은 수많은 고비를 넘기며 조금씩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고비는 주저앉는 자와 앞으로 나아가는 자를 가르는 지점이다. 꽃이 아름다운 건 견디고 피기 때문이고, 삶이 아름다운 것 역시 견디고 피기 때문이다. 고비다 싶으면 마음 한번 다잡고 다시 일어서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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