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잇단 'NO' 선언…허탈해진 화웨이 5G 사업

입력 2020-07-06 13:47   수정 2020-07-06 16:23


미국의 집중 견제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서방 국가에서의 사업 확장에 고전하고 있다. 영국이 결국 화웨이 5세대 통신(5G) 장비를 걷어내기로 했고, 프랑스는 이동통신사들에게 화웨이 설비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화웨이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5G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하는 등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가장 공을 들여왔던 유럽 주요 국가에서 입지가 축소되며 최근 2년간 지켜왔던 글로벌 5G 장비 시장 점유율 1위 수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 유럽에 공 들였는데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경제일간지 레제코를 인용하며 기욤 푸파르 프랑스 사이버방첩국(ANSSI) 국장이 현재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통신사들에게 앞으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푸파르 국장은 "이번 조치가 화웨이 전면 사용금지는 아니라면서 단지 프랑스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 중국에 대한 적대 행동이 아니다"라고 했다. 화웨이 장비 사용을 완전히 금지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화웨이 장비 사용을 자제하라는 일종의 권유라는 게 현지언론의 분석이다.

프랑스는 연초 화웨이가 5G 장비 공장 건설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꼽을 만큼 공을 들여왔던 지역이다. 실제로 부이그 텔레콤과 SFR는 현재 운영하는 4G 통신망에 화웨이 설비를 다수 사용하고 있다. 다만 푸파르 국장의 요구로 이미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으로 5G 장비를 교체한 오랑주 등이 화웨이를 추가 사업자로 선정할 확률은 크게 낮아졌다.

영국은 5G 통신망에서 아예 화웨이를 퇴출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당국자를 인용해 "보리스 존슨 총리가 화웨이를 5G 네트워크에서 단계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이달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1월 미국의 반대에도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자로 화웨이를 지정했던 바 있다. 이에 화웨이도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지역에 5900억원(4억 파운드)를 들여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화답하기도 했다.

다만 영국이 결국 반년 만에 '화웨이 배제'로 가닥을 잡은 것은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장비 공급 능력이 타격을 받았다는 경고가 나온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올리버 다우든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의 공급자로서 생존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했다. 화웨이에 대한 수출 제재가 이어지면서 화웨이의 기술 역량에 문제가 커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수혜받을 수 있을까
화웨이는 최근 독일 도이치텔레콤, 스웨덴 텔레2 등에 5G 장비를 수주하고, 남아공 등 신흥국 개척에도 나서고 있지만 유럽 등 서방국들이 '노(NO) 화웨이'를 선언하면서 점차 코너에 몰리고 있다. 이번 영국과 프랑스의 이탈처럼 미국 동맹국들의 다른 국가에서도 화웨이 통신장비 퇴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수혜는 삼성전자가 얻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올 1분기(1~3월) 5G 이동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3.2%로 직전 분기(10.4%)보다 3%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상위 5개 기업 중 시장점유율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화웨이는 35.7%로 1위를,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4.6%, 15.8%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3위 노키아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분기 10%포인트가량이었지만 최근 2.6%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캐나다의 비디오트론에 이어 미국 US 셀룰러, 뉴질랜드 스파크, 캐나다 텔러스와 5G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5G 시장 점유율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특히 텔러스의 경우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로 교체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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