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병용 치료제 개발 불붙었다

입력 2020-07-06 17:27   수정 2020-07-08 00:02


3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면역항암제인 MSD의 키트루다와 BMS의 옵디보를 향한 국내 바이오회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암 환자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은 두 치료제와 함께 썼을 때 효과가 확인되면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이 치료제들과 병용하는 임상만 1000건 넘게 진행되고 있다. 특별한 전략 없이는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제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병용 임상 1000건 달해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MSD는 세계에서 30여 개 암종을 대상으로 1050건의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 중 키트루다 병용 임상은 650건으로 60% 이상을 차지한다. 키트루다의 지난해 매출은 111억달러에 이른다. 세계적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MSD는 아스트라제네카, 에자이, 화이자, 노바티스 등 50여 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파멥신, 제넥신, 메드팩토 등이 MSD로부터 키트루다를 제공받아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키트루다와 함께 면역항암제 ‘쌍두마차’로 불리는 옵디보의 병용 임상은 세계에서 230건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것은 10건이다. 에이치엘비, 네오이뮨텍, 신라젠 등이 항암제 후보물질을 옵디보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면역세포(T세포)에 있는 면역관문인 PD-1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PD-1과 암세포 표면의 PD-L1이 만나면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한다. 두 약물은 PD-1과 PD-L1이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2025년께 매출액 기준 키트루다는 세계 1위(225억달러), 옵디보는 4위(120억달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효능이 좋지만 이 치료제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암 환자는 전체의 20% 정도다. MSD와 BMS는 추가 병용 치료제를 확보해 이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 병용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은 모두 외국 제품이다. 미국에서 허가받은 키트루다 병용 치료제는 3개다. 에자이의 렌비마(자궁내막암), 화이자의 인리타(신세포암)가 허가받았다. 암 환자에게 흔히 쓰이는 화학항암제인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비소세포폐암)도 마찬가지다. 옵디보는 BMS가 개발한 다른 면역항암제 ‘여보이’와의 병용 요법으로 대장암, 피부암 등 5개 질환군에서 허가를 받았다.
전략 있어야 경쟁에서 승산
MSD와 BMS는 대형 제약사뿐 아니라 바이오벤처를 인수하거나 이들의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등 여러 경로로 병용 치료제를 찾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성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MSD는 2015년부터 병용 요법을 함께 개발하던 호주 바이오벤처 바이랄리틱스를 2018년 4200억원에 인수했다. BMS도 2018년 넥타테라퓨틱스의 항암제를 18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상 성공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자가 워낙 많아 차별화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효과를 보여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MSD와 협약을 맺고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인 메드팩토는 환자군을 좁히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을 통해 치료제가 잘 듣는 암 환자를 찾을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있다. 특정한 바이오마커를 가진 환자에게 개발 중인 약물과 면역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효과가 좋다는 것을 입증하면 병용 치료제 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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