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과 산은은 10조원을 수차례에 나눠서 SPV에 공급할 계획이다. 다음주에 1차로 3조원을 투입한다. 나머지 7조원은 SPV가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요청하면 한은과 산은이 자금을 주는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용된다.
한은은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다음주 SPV에 1조7800억원을 선순위 대출하기로 의결했다. 산은도 다음주 출자금 1조원을 납입하는 동시에 2200억원 규모의 후순위 대출을 할 계획이다.
SPV는 이런 등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2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 100%를 웃도는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만기 3년 이내 조건으로 매입할 방침이다. SPV는 산은이 시장 안정 차원에서 지난 5월에 사들인 저신용 회사채·CP 3000억원어치부터 우선 매입하기로 했다.
SPV는 투기등급인 BB등급 회사채도 매입할 수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이른바 ‘추락천사(fallen angel)’ 기업에 국한한다. 금융회사 발행 채권은 원칙적으로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 등이 발행한 채권은 예외적으로 사주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SPV의 채권 매입가격은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시장금리보다 낮지 않은 금리 수준으로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채권 물량은 총 1조301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반년여 만에 2017년(7730억원), 2018년(1114억원), 2019년(4700억원)의 연간 미매각 물량을 넘어섰다. SPV가 등장하면서 이 같은 저신용 회사채의 미매각 사태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진성/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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