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챌린지' 덕분에…산업계 인맥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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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9 17:35   수정 2020-07-20 00:47

'덕분에 챌린지' 덕분에…산업계 인맥 한눈에


이완재 SKC 사장은 최근 릴레이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뒤 다음 주자로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을 지목했다. 두 사람은 화학업계의 대표적인 ‘막역지우’다. 두 회사는 PI필름제조사업부를 각각 분리한 뒤 2014년 SKC코오롱PI 합작사를 설립해 세계 1위 업체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12월 회사를 매각한 뒤에도 분기에 한 번씩은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미래 신소재 사업과 회사 경영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고는 한다.

‘덕분에 챌린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릴레이 캠페인이다. SNS에 ‘존경’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 사진을 찍어 올리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근 최고경영자(CEO)들의 참여가 늘면서 기업 사이에선 “‘덕분에 챌린지’를 보면 경제계 인맥을 알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동업자서 친구로, 친구서 동업자로
장 사장은 지난 17일 챌린지에 참여한 뒤 김영률 한국바스프 회장을 다음 주자로 지목했다. 장 사장은 바스프와 인연이 깊다. 코오롱플라스틱 사장으로 있던 2016년 바스프와의 합작사인 코오롱바스프이노폼 설립을 주도했다. 두 사람은 지금도 종종 만나 업계 관심사와 경영 현황 등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덕분에 챌린지는 철강업계 CEO 사이에서도 이어졌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5월 챌린지에 참여한 뒤 다음 주자로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을 지목했다. 두 사람은 철강업계 오너가(家) 3세로 동종업계 라이벌이면서 동업자이자 1962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아버지인 고(故) 장상태 전 동국제강 회장과 이병준 세아스틸아메리카(SSA) 회장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2015년 장 부회장이 형인 장세주 회장 대신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두 사람 사이는 더욱 가까워졌다. 철강업계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장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따로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세아제강의 주력 상품인 강관(파이프) 소재를 납품하기 때문에 사업 측면에서도 가깝다”고 말했다.
경쟁사들도 ‘코로나19 극복’ 한뜻
전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경쟁과 협력 관계에 있는 3사 CEO들이 잇따라 참여하면서 주목받았다. 전자공학회장을 맡고 있는 임혜숙 이화여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을 지목한 것을 시작으로 이 사장은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에게, 정 사장은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에게 차례로 바통을 넘겼다.

세 사람은 사적인 인연은 없지만 전자업계 협력 차원에서 종종 만나는 데다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 사장과 정 사장은 2017년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으로 나란히 선정된 한림원 ‘동기’ 출신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기판 소재 분야에서 경쟁사지만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종은 달라도 협력 관계에 있는 기업 CEO를 지목한 경우도 있다. 경 사장은 정 사장으로부터 지목받은 후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삼성전기는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의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생산한다는 면에서 현대모비스와 사업 연관성이 깊다.

석유화학사에 원료를 납품하는 GS칼텍스의 허세홍 사장도 김윤 삼양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김 회장은 허 사장의 부친인 허동수 회장과 친분이 깊고, 삼양사와 GS칼텍스는 합작사인 삼남석유화학을 설립하기도 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경쟁과 협력 관계에 있는 기업 CEO들이 ‘덕분에 챌린지’를 통해 재난 극복을 위한 뜻을 모으고 유대를 돈독히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김보형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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