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은 되니까"…서초 아파트 전셋값, 일제히 16억 돌파

입력 2020-07-21 09:17   수정 2020-07-21 11:00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잠원동 일대의 아파트 전셋값이 16억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세율 인상을 골자로한 7·10대책을 내놓은 이후 체결된 계약에서다. 정부가 집을 가진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세금을 늘리는 동안, 무주택 금수저들은 고가 전세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임대차 3법 추진으로 전세매물 품귀와 전셋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보름만에 5억원가량 오른 아파트도 나왔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의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 16일 16억5000만원에 계약 체결됐다. 7·10 대책 이전만 하더라도 같은 면적의 전셋값은 14억3000만~14억7000만원이었다. 한 달도 되지 않아 전세가가 2억원 올랐다. 같은 단지에서 반전세라고 불리는 보증부 월세도 올랐다. 7억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매달 210만원을 내는 계약이 성사됐다.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도 16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6일 전용 84㎡가 16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직전인 지난 1일에 11억2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만에 4억8000만원이 오른 셈이 됐다.

잠원동 신반포자이는 전용 97㎡가 전셋값으로 16억원을 넘었다. 지난 11일 1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나왔다. 이 단지의 전용 59㎡의 전셋값은 지난 14일에 10억5000만원에 성사되면서 1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나와있는 매물들의 전셋값은 12억원에 육박한다.

반포동 반포래미안 아이파크는 지난 16일 13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나왔다.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11억5000만원에 계약이 됐던 곳이다. 1년 만에 2억3000만원이 뛰게 됐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8일 16억원에 계약이 체결됐고, 이후 전세매물들은 17억원대에 나와 있다.

서초구 일대의 전셋값이 오른 이유는 강남구 일대에서 전세매물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7·10대책으로 집주인들은 주택처분을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추진중인 임대차 3법으로 집주인들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매물은 씨가 마르고 있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의무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말한다.

15억원 이상의 주택을 매입하려면 대출은 불가능하지만, 전세 있어서는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전셋값 급등의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했지만, 무주택자는 사적 보증기관에서 최대 5억원까지 전세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11억원의 현금자산이 있다면 16억원의 집을 사기는 어렵지만, 전세는 5억원의 대출이 가능해 16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전세자금의 경우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따로 쓸 필요도 없어 부담이 적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주택을 소유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전세로 산다면 이러한 규제를 모두 피할 수 있다"며 "10억원에 넘는 고가 전세 세입자들의 경우 사업자들이나 금수저 자녀들이 많은 편이다"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해 각종 세금부담이 커지면, 이러한 고가 전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한편 서울의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5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에선 강동구 전세가격 상승률이 0.3%로 가장 높았다. 송파구(0.26%), 강남구(0.24%), 서초구(0.21%)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3구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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