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최악 실적 낸 정유 4社, 2분기도 대규모 적자 낸 듯

입력 2020-07-21 17:29   수정 2020-07-22 02:03

올 1분기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낸 국내 정유사들이 2분기도 대규모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석유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정제마진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 2분기(4~6월) 각각 4000억원대,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며 재고 손실이 줄어 1분기보다 적자폭은 줄었겠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탈출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정유 4사의 2분기 영업손실이 총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 회사는 1분기에 총 4조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제 유가는 지난 4월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수송비 등을 뺀 것)은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4월(-0.8달러)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월 셋째주 정제마진이 0.1달러로 잠시 반등했지만 2주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4~5달러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석유제품을 많이 생산할수록 적자폭이 더 커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제마진 약세에는 수요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항공유가 대표적이다. 마진이 커 정유사의 ‘효자 상품’으로 불리던 항공유는 정유사 매출의 10~15%를 차지할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 여객 수가 바닥을 기면서 수요가 곤두박질쳤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4~5월 정유 4사가 국내 항공사에 납품한 항공유는 255만3000배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57만4000배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하락했다. 팔리지 않고 남은 항공유를 디젤유에 섞어 대형 트럭 등의 연료로 납품하는 정유사도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하반기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점차 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경우 봉쇄조치(록다운)로 휘발유·등유 수요가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3분기도 적자 탈출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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