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만든 오로나민C…'부캐' 키우는 빙그레

입력 2020-07-21 17:26   수정 2020-07-22 01:12

#1. 오로나민C는 2015년 동아오츠카가 출시한 비타민 음료다. 오로나민C는 식품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팬클럽’이 있다. 오로나민C 방송 광고의 후렴구를 따라하며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오로나민C볼단’. 500명을 모집하는 ‘2020 오로나민C볼단 6기 선발대회’에는 1만5000명 이상이 몰렸다. 개성 넘치는 사진과 영상을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에 올리는 미션에 1만8000개 콘텐츠가 올라왔다. 6월 2일부터 한 달여간 영상 누적 조회수는 650만 개, 댓글은 10만 개에 달했다.

#2. 지난 2월 말 빙그레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순정만화 속 왕자님 캐릭터가 등장했다.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사진)라는 이름으로 ‘빙그레왕국’을 지키는 왕자다. SNS의 화자이자 빙그레의 ‘부캐(부캐릭터)’가 됐다. 빙그레우스 등장으로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 수는 5개월 만에 9만 명에서 14만 명으로 급증했다. 식품업계 공식 SNS 계정 중 팔로어 수 1위다. 빙그레는 내달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캐릭터를 활용한 신제품 음료도 내놓기로 했다.

10대에서 30대 중반까지를 아우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한 ‘펀(fun) 마케팅’이 치열하다. 동아오츠카와 빙그레는 이 분야에서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다. 두 회사는 5~6년 전부터 디지털 마케팅 전담팀을 꾸리고 SNS 소통에 공들였다. 체험 마케팅과 엉뚱한 협업에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 결과 MZ세대들이 자발적으로 열광하는 ‘팬덤’이 형성됐다.
‘팬덤’에 5년간 장기 투자
빙그레와 동아오츠카의 팬덤은 1~2년 만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빙그레는 2016년부터 협업 마케팅으로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CJ올리브영과 만든 바나나맛우유 바디워시와 바디크림은 출시 즉시 화제를 모으며 초도 물량 2만 개가 10일 만에 완판됐다. 추가 주문 30만 개도 다 팔렸다. 1년 뒤엔 시즌2 제품도 나왔다.

2017년 휠라코리아와 함께 만든 ‘메로나×휠라코리아’ 운동화와 슬리퍼, 모자 등도 초도 물량 6000개가 2주 만에 완판됐다. 빙그레는 이후 메로나 브랜드로 수세미와 칫솔, 케이크까지 출시했다. 최근엔 더 파격적인 실험에도 나섰다. 꽃게랑 과자를 명품 패션 브랜드처럼 만든 ‘꼬뜨 게랑’을 가수 지코와 함께 내놨다. 마스크와 가방, 티셔츠 등은 출시 하루 만에 1000여 개가 다 팔렸다. 빙그레는 빙그레우스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제품들을 의인화한 부캐도 만들었다. ‘투게더리고리경(투게더)’, ‘옹떼 메로나 브루쟝(메로나)’ 등이다.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볼단’도 매년 참가자가 늘고 있다. 2015년 1기와 2기를 합쳐 120명으로 시작했지만 다음해 3기와 4기에 1500명이 지원했다. 5기에는 370명이 참여했고, 올해 6기에는 1만5000명이 구름처럼 몰렸다.
20대의 언어, 20대에게 맡겼다
두 회사의 SNS 마케팅 방식은 기성세대에겐 다소 낯설고 황당하다. 그래서 B급 마케팅으로도 불린다.

빙그레와 동아오츠카는 이런 마케팅을 위해 사내 20~30대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모두 줬다. 동아오츠카는 2014년 디지털 마케팅 파트를 신설해 20대 직원 2명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10여 명이 일하는 조직으로 성장했고 평균 연령은 31.3세다. 빙그레도 20대 직원이 대부분인 마케팅 뉴카테고리팀(NC팀) 등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결과는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 빙그레는 올 1분기 매출 증가율이 제과업계와 유업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9.5%였다. 오로나민C는 박카스와 비타500등 전통의 강자들과 경쟁하는 비타민 드링크 시장에서 점유율이 30%를 넘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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