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강남 아파트 통으로 샀던 이지스자산운용, "리모델링사업 포기"

입력 2020-07-23 16:34   수정 2020-07-23 16:41

≪이 기사는 07월23일(16: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강남구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 사업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주택가격 상승시키는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라고 지목하면서 논란이 됐다. 법무부가 검찰을 통해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불법행위를 단속하겠다고 압박한 데 사업과 관련한 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 위반 논란까지 일어나자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 펀드를 통해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하고 펀드를 청산하기 위해 아파트를 빠른시일 내 차익 없이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주택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정부가 아파트 투기로 인한 과도한 시세차익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오해와 논란을 불식시키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사업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400억원 가량을 들여 서울 강남구의 46가구로 구성된 한 동 짜리 아파트 삼성월드타워를 매입했다. 개인 토지 소유주가 1997년 아파트를 지어 전월세로 임대를 주면서 20년 넘게 계속 보유해온 단지다. 서울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과 가까운 대로변에 들어서 있어 리모델링을 하면 가치가 상승할 여지가 큰 건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파트 매입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추 장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금융자본의 주택 투기 사례로 지목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어 법무부가 검찰을 통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의 불법행위를 단속한다고 발표하는 등 거센 압박을 받자 이지스자산운용은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아파트를 매입하며 새마을금고에서 받은 270억원 규모의 대출이 정부 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 위반 논란에 휩싸인 것도 사업 포기의 요인이 됐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아파트값의 40%이상(9억원 이하 구간)은 대출을 받을 수 없는데 이를 초과했다는 지적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리모델링 공사비까지 포함한 전체 사업비 800억원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라고 항변했으나 논란은 계속 확대됐다. 새마을금고가 곧바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초과 대출부분인 100억원을 회수에 나서면서 이지스자산운용은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 포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물의를 일으킨 기업으로 낙인찍히면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심사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노후화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선보이면 신규 주택공급이 부족한 강남 주택 시장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었다"며 "결과적으로 주거용 부동산가격에 대한 우려가 많은 상황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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