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2배에도…'보류지' 매각 줄줄이 완판

입력 2020-07-23 17:20   수정 2020-07-24 02:26


서울지역 아파트 보류지 분양이 강남·북을 가릴 것 없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조합원 수 등이 달라질 것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보류지는 주변 시세에 맞춰 분양하기 때문에 일반분양가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공급 절벽’ 우려가 커지면서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보류지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똘똘한 한 채’ 강남 보류지 인기
서울에서 아파트 보류지 매각이 다시 활기를 찾은 건 지난달부터다. 지난해 ‘12·16 대책’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을 금지하자 침체하던 집값이 회복되면서 보류지 매물도 속속 새 주인을 찾고 있다.

23일 개포동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 13일 래미안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 보류지 3가구가 모두 매각됐다. 개포시영 조합은 전용면적 59㎡ 매물을 최저 입찰기준가 16억7800만~17억1300만원에 내놨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보류지 매물은 17억5000만~18억5000만원 선에 매각됐다.

분양가(9억원)보다 약 8억원 높은 수준이지만 인근 시세 대비 1억원가량 저렴해 수요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삼성·청담동과 잠실동 등에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개포동 일대 아파트값은 2억~3억원가량 뛰었다. 개포동 개포포레스트부동산 관계자는 “저층(1층) 보류지가 19억원에 근접한 가격에 팔리니 일반 주택형은 19억5000만원, 로열층은 20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3단지 조합은 지난해 12월 유찰됐던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 잔여분을 지난달 모두 매각했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보류지 5가구 매각에 나섰지만 전용 106㎡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찰됐다. 조합은 최근 나머지 4가구(전용 76~84㎡)를 중개업소를 통해 매각했다. 입찰에 내놓은 가격은 전용 △76㎡ 27억1100만원 △84㎡ 27억6500만~29억2700만원 △106㎡ 38억1200만원 수준이다.

또 명일동 래미안솔베뉴(1900가구) 보류지 11가구도 지난달 30일 모두 낙찰됐다. 전용 59㎡ 매물이 15억원에 거래됐다.
강북 보류지에도 수요 몰려
서울 강북의 신축 아파트 보류지 매각도 순항하고 있다. 오는 8월 입주하는 북아현동 힐스테이트신촌(1226가구) 전용 84㎡ 보류지 2가구는 각각 13억7520만원과 13억5999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59㎡는 9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시세보다 1억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응암동 백련산SK뷰아이파크(1305가구) 보류지 7가구는 지난 15일 매각을 완료했다. 전용 59㎡는 최고 8억8000만원에, 전용 84㎡는 최고 10억3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전체 가구 가운데 1% 범위 안에서 보류지를 정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데다 시세 대비 1억원 안팎 저렴하게 낙찰되는 사례도 많아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류지는 통상 6개월 안에 잔금까지 치러야 해 자금 여력이 있는 ‘현금 부자’에게 유리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커지자 ‘똘똘한 한 채’를 가지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보류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포기하고 보류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획기적인 공급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보류지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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