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치고, 동해 리조트 숙박…'골캉스' 뜬다

입력 2020-07-26 15:47   수정 2020-07-27 00:24

“말도 안 되는 호텔값 생각하면 비슷한 가격으로 골프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고 오는 게 훨씬 낫죠.”

서울에 거주하는 38세 직장인 김선균 씨는 최근 친구들과 4인 그룹을 만들어 골프여행상품을 예약했다. 1인당 30만원대인 1박2일 ‘36홀 골프+리조트 패키지’투어다. 그는 “올초까지 1박에 10만원대던 강원 쪽 호텔 숙박이 코로나19 이후 30만원을 넘어선 게 많다”며 “비슷한 값에 숙박과 36홀 골프 라운드, 아침 식사까지 주는 골프 패키지가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요즘 골퍼들 사이에서 핫 트렌드로 떠오른 ‘골캉스족’ 중 한 명이다. ‘골캉스’는 골프와 바캉스(vacance)를 한꺼번에 즐기는 여행을 아우르는 말이다. 골프계가 올해 처음 이런 패키지를 내놓은 건 아니다. 하지만 주말과 평일, 비수기 성수기를 가리지 않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불티나게 상품이 팔리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코로나19로 국내로 쏠린 골퍼들의 선호 골프여행지와 휴가지가 겹치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골프예약사이트 관계자는 “수요가 워낙 많아 상품 기획 회의를 매주 할 정도”라고 전했다.

혹서기에도 ‘불티’ 골캉스 패키지
골프부킹업계에선 이례적으로 골캉스족을 위한 혹서기 마케팅에까지 돌입했다. 골프예약사이트 엑스골프는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골프장만 선별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경포대 해수욕장이 10분 거리에 있는 강원 강릉시 샌드파인GC나 주문진 해수욕장이 25분 거리에 있는 메이플비치GC상품을 판매하며 인근 해수욕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스코어는 골캉스족을 타깃으로 한 골프투어 섹션을 따로 운영한다. 리조트와 워터파크, 골프장이 한데 모여 있는 리조트는 골캉스족이 좋아하는 인기 여행지다. 강원 고성군 델피노는 골프장(델피노CC)과 워터파크(아쿠아월드)가 한곳에 있고, 골프장과 온천이 있는 석정힐CC(고창) 등도 골캉스족이 선호하는 여행지다. 설악워터피아가 있는 플라자CC설악(속초)도 마찬가지다.

엑스골프에서 판매하고 있는 캐슬렉스 제주(36홀 라운드) 패키지는 18만5000원(이하 평일 기준, 조식 1만5000원 계산)으로 별도 예약하는 가격(약 22만2000원)의 80% 수준이다. 롯데스카이힐 제주 상품(36홀 라운드)도 조식과 숙박을 제공하면서 정상가보다 20% 저렴한 20만9000원에 골캉스족을 불러들이고 있다.
나홀로 골퍼, 노캐디 골퍼도 급증
혼자서 낯선 이들과 조인해 골프를 치는 ‘혼골족’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세다. ‘혼방족(혼자 노래방 찾는 사람)’ ‘혼행족(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타인과의 접촉 시간이 적다는 점은 ‘혼골’의 최대 장점이다. 엑스골프에 따르면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해온 1인 골프 예약자 수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골프 관계자는 “국내에는 일부 6홀, 9홀 골프장을 빼고는 혼자서 라운드하도록 허용하는 골프장이 없기 때문에 각자 혼자 온 골퍼와 조인한 뒤 치는 게 대부분”이라며 “식사나 사우나를 같이하지 않는 게 기본이어서 안전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캐디가 없는 골프장을 찾아다니는 ‘노캐디 골프’의 증가도 코로나19 이후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다. 캐디피를 아끼면서 타인과 접촉을 줄일 수 있고, 캐디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골프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림 안성(구 레이크힐스 안성), 블루원용인CC, 일동레이크락가든(포천), 군산CC(군산), 알펜시아700(평창), 스프링베일(춘천), 지산CC(이천), 해비치제주, 힐데스하임(제천) 등이 노캐디 골프의 대표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최근 문을 연 사우스링스 영암은 특히 2인승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까지 들어가 라운드를 즐기는 노캐디 전용 골프장으로 인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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