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행장이 의자를 잠시 내주는 건 농협은행의 ‘초급 간부’에 해당하는 이들을 독려하는 차원이다. 앞으로 ‘은행장의 시야와 마음가짐’을 갖고 일해 달라는 부탁이다. 20여 년 전 농협중앙회 과장 시절 손 행장은 당시 농협 신용부문 대표의 권유로 대표이사 좌석에 잠시 앉아본 적이 있다. ‘대표이사가 돼 보겠다’고 처음 꿈을 꾸기 시작한 게 그때라는 설명이다.
손 행장은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금융사업에 탁월한 감각을 갖췄다고 평가받아 올초 행장에 선임됐다.
금융권에선 ‘맹장(猛將)’이라기보다는 ‘지장(智將)’ 내지 ‘덕장(德將)’으로 꼽힌다. 손 행장은 직원들에게 독서를 해 시야를 넓히되 지식의 편식에 주의하고, 일만큼 가정을 잘 챙기는 ‘균형’을 갖추라고 강조한다.
손 행장은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부장,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장 등을 지낸 디지털 금융 전문가다. 새로 나온 앱 기반 서비스는 사내에서 가장 먼저 피드백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금융권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농협은행의 오픈API(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와 비대면 마케팅 채널 ‘NH스마트금융센터’ 등이 손 행장 손에서 탄생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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