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딜 모십니다"…VVIP고객 '금융집사' 된 삼성증권

입력 2020-07-27 17:24   수정 2020-07-28 02:10


2012년 국내 금융회사들이 ‘패밀리오피스’란 이름을 달고 고액자산가들의 ‘현대판 집사’로 나섰다. 기존 방식으로는 돈을 불리기 힘들다고 판단한 부자들을 겨냥해 투자와 절세 등 토털 컨설팅을 시작한 것. 당시 돈이 있어도 추천 없이 가입하지 못했던 신영증권의 ‘APEX패밀리오피스’는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보험업계에서 패밀리오피스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삼성생명은 자산 200억원이상 고객이나 연매출 300억원 이상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기준으로 삼았다. 여기에 자녀 교육, 후계자 양성 등의 무형 자산까지 관리해주는 ‘헤리티지 플래닝’을 도입해 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부동산, 세무, 가업승계 등 자산 전반을 관리해주던 이 같은 패밀리오피스가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 고객이 기관투자가처럼 각종 투자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투자형 패밀리오피스가 등장했다.
IB 딜까지 넘보는 슈퍼개미
많은 고액자산가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2010년 3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SNI(Samsung & Investment)를 출시했다. 고객 자산을 다양한 형태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10년간 SNI 고객 수는 2243명에 달할 정도로 사업이 커졌다. 이들의 운용자산은 71조원에 달한다. 삼성증권은 SNI 서비스 10년을 맞아 한층 진화된 서비스를 내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유물이던 투자파트너형 ‘멀티 패밀리오피스’다. 초고액자산가에게 기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관투자가처럼 삼성증권의 각종 투자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기회를 주는 상품이다. 최소 가입요건은 자산 100억원 이상이다. 한 패밀리오피스 전담팀은 10명 내외로 구성되며 진행하는 서비스에 따라 20여 명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수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자산가 6명은 서비스가 출시되자마자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 연령대는 4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의료기기, 패션용품 제조기업, 유통전문기업, IT부품 제조기업, 교육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기업인이었다. 더 많은 투자처를 확보하기 위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가입했다. 8년 전 자산을 지키기 위해 패밀리오피스를 찾던 모습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다.

오너 2세까지 노린다
국내 패밀리오피스의 원조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다. 케이블TV 회사 딜라이브(옛 씨앤앰)를 팔아 1조원대 거부가 된 그는 이후 투자회사 에이티넘파트너스를 통해 전문투자자로 변신했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정웅 전 선데이토즈 대표 등도 패밀리오피스 설립에 나섰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이런 흐름에 맞춰 단순한 자산관리 차원의 프라이빗뱅킹(PB)에서 벗어나 패밀리오피스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가업승계를 위한 2세대 자녀 교육 프로그램인 글로벌 인사이트 프로그램(GIP)을 2013년부터 운영하며 다음 세대까지 공략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서울에서 벗어나 부산까지 APEX패밀리 서비스를 확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패밀리오피스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조직을 꾸리고 있다. GWM(Global Wealth Management) 전략담당을 신설하고 인력 영입 및 업무조직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합자산관리 개념의 자산가 관리 및 개별 상품 판매보다는 수수료 중심의 수익원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초고액자산가들을 선점하기 위한 패밀리오피스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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