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비철금속값 뛴다

입력 2020-07-29 17:13   수정 2020-07-30 01:37

아연·주석·니켈·알루미늄 등 비철(非鐵) 금속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치솟았다. 29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아연 가격은 장중 t당 2266달러까지 올랐다. 작년 12월 이후 장중 최고치다. 주석 선물은 t당 1만8110달러로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t당 1만3722.50달러에 손바뀜된 니켈 선물은 최근 6개월 고점을 경신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t당 1720달러를 넘겼다.
경제 재가동 기대에 가격↑

비철 금속 가격이 급등한 것은 각국 경제 활동 재개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세계 비철 금속 수요의 약 40%는 건설 부문에 쓰인다. 나머지 수요는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매우 크다. 세계은행은 “중국 등에서 대규모 인프라 사업 등 고정자산 투자가 늘고, 유럽·미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금속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경제 재가동 이후 아연 등 주요 비철 금속 소비를 늘리고 있다. 중국 산업생산은 올초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 하락했지만 지난 4월부터는 작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를 기록했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미국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약 1조달러(약 1190조원) 규모의 도로·교량·통신망 등 구축 계획을 마련 중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7500억유로(약 1050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 조성 합의 후 경기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유로존 7월 종합PMI 속보치는 54.8로, 6월 48.5에 비해 대폭 올랐다.
코로나19발 수요도 증가
코로나19로 비철 금속 수요가 급증한 사례도 있다. 최근 알루미늄은 음료용 캔 수요가 폭증했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캔맥주·캔콜라 등을 쌓아놓고 마시는 이들이 늘어서다. 미국 캔제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캔음료 수요는 8.3% 증가했다. 알루미늄 캔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면서 코카콜라·펩시 등은 인기가 적은 제품은 아예 일시 단종시켰다. LME 알루미늄 재고는 29일에만 1만325t 하락했다.

니켈은 최근 인기가 높아진 전기차 덕분에 가격이 급등세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다. 지난주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전기차 생산을 위해 광산업체에 더 많은 니켈을 채굴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혀 당시 하루에만 니켈 가격이 4% 올랐다.
중장기 공급 부족 전망
코로나19로 일부 광산이 가동을 중단하고, 신규 광산 투자는 확 줄어 중장기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것도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아연 2위 생산국인 페루는 지난 4월 아연 생산량이 86% 급감했다. 광산을 차례로 재가동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조업을 중단해 공급이 불안정하다. 주석은 미얀마 광산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코로나19로 수요가 꺾인 와중에도 LME 재고가 작년보다 더 낮아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비철 금속 광산 투자 예산은 전년 대비 29% 감소할 전망이다. ING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연 등 주요 금속 광산의 신규 투자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향후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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