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까아지~빠라빠빠빠!"
2011년 빅맥송 챌린지가 한국을 강타했다. 수능을 앞둔 고3, 헬륨가스를 마신 정장 입은 직장인, 한복을 입고 장구로 리듬을 타는여성, 아이를 안은 엄마, 우스깡스러운 여성용 수영복을 입은 고교 동창들까지….
맥도날드는 카운터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 빅맥 1개를 무료로 주는 행사를 열었다. 매회 2~3만 명이 참여해 지금까지 4회에 걸쳐 1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지금도 '레전드 영상'으로 돌아다닌다. 영상으로 참여한 사람은 2만1000여 명. 세계 최대 광고제 칸 라이언스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빅맥송 챌린지'는 쉽고, 간단하고, 재미있는 마케팅의 3요소를 다 갖춰 21세기 마케팅의 모범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챌린지 열풍의 원조 격이다.
쿠퍼가 1974년 만든 '빅맥송 챌린지'가 2020년 한국에 다시 찾아온다.
'빅맥 징글' 열풍의 시작은 1974년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도날드는 빅맥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74년 라디오 광고 '빅맥 챈트송(Big Mac Chant song)'을 내놨다. 빅맥의 재료를 쭉 읊는 노래다. 이걸 최초로 오프라인 이벤트와 연결한 사람은 맥스 쿠퍼다.
맥스 쿠퍼는 1966년 앨래바마주 버밍험에 맥도날드 매장 3개를 갖고 있었다. 라디오 광고에 나오는 4초 길이의 노래 구간을 빠르게 외우면 빅맥 1개를 무료로 주는 행사를 했다. 당시 SNS 등이 없었는데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빅맥의 재료를 미국 전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후 쿠퍼는 40여 개 매장을 내며 앨래배마 주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 가맹점주가 됐다.
55년간 맥도날드의 가맹점주로로 회사를 키워가면서 이룬 업적은 '빅맥 징글' 뿐만이 아니다. 맥도날드의 마스코트인 광대 캐릭터 '로날드 맥도날드'를 1970년대 중반 만들어냈다. 버거와 사이드 메뉴를 묶어 구성한 '세트 메뉴'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버밍험 매장에서 처음 실험한 뒤 전 세계 맥도날드의 기본 메뉴가 됐다.
2015년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매주 5회 이상 자전거를 즐기는 등 건강한 삶을 누렸다. 맥도날드와 55년 넘게 일한 기록도 세웠다. 그는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들을 친구로 두는 걸 즐겼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내 나이로 나의 능력을 평가할 것 같아 평생 나이를 말하는 걸 꺼려왔다"며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지역 사회 아이들을 돕는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재단'의 5번째 설립자이기도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