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 빈민가, '집단면역' 모델 되나…57%가 코로나19 항체

입력 2020-07-30 15:18   수정 2020-10-28 00:01


인도 최대도시 뭄바이의 빈민가가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집단면역이란 지역 주민 대부분이 면역력을 지녀 바이러스가 추가 확산하기 어려워진 상태를 뜻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뭄바이시 당국과 인도 정부 싱크탱크 니티 아요그, 타타기초연구소 등이 뭄바이 교외 빈민가 세 곳에서 주민 693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혈액 검사를 한 결과 주민 중 57%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체는 인체 내 바이러스 등 유해 요소를 공격하는 단백질로, 백신을 맞거나 바이러스 감염 후 자연적으로 회복한 이들에게 형성된다.

이는 지금껏 알려진 지역 내 항체 형성률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코로나19 확산 당시 미국 뉴욕 주민들의 항체 보유율은 21.2%에 그쳤다. 집단면역을 방역 대책으로 내세웠던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지난 5월 주민 항체 보유율이 14%에 그쳤다.

뭄바이 빈민가의 수치는 거의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이 집단면역을 갖추려면 항체를 보유한 주민 비율이 60~80%는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바이러스가 새 감염 숙주를 찾기 힘들어져 질병 확산이 잦아든다는 설명이다.

뭄바이 빈민가에선 최근 몇주간 코로나19 신규 감염율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야프라카시 물리일 인도 국립역학연구소 과학자문위원장은 “인도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크지만, 뭄바이 빈민가에선 눈에 띄게 신규 확진 사례가 줄었다”며 “집단면역이 형성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방역 상태가 좋지 않은 빈민가에서 코로나19가 이미 급격히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뭄바이 빈민가는 인구 밀도가 매우 높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중화장실 한 곳을 80여명이 함께 쓸 정도로 기본 위생시설이 열악하다. 이때문에 전염이 빨라 역설적으로 집단면역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뭄바이라도 시내 아파트 등에 사는 중산층 주민들의 항체 보유율은 16%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인도 빈민가의 사례는 바이러스를 완전 차단하지 못하고 오히려 바이러스가 ‘효율적으로’ 퍼진 경우에도 코로나19 위기가 잦아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30일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58만7900여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3만5000여명에 달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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