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독려 자격 있나"…박원순이 쓴 '자살예방문구' 지웠다

입력 2020-07-30 16:39   수정 2020-07-30 16:41



서울시가 최근 박원순 전 시장이 2013년 한강대교 난간에 쓴 자살예방문구를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자살예방문구를 보기 불편하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3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의 문구를 보기 불편하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들어왔다"며 "자살예방문구의 실효성 문제도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에 연말까지 자살예방문구를 전부 지우고 펜스를 높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대교의 자살예방문구는 2013년 11월에 설치됐다. 2012년 서울시는 한강 다리 중 투신율 1위인 마포대교 난간에 시민 공모로 받은 자살예방문구를 써넣는 프로젝트로 해외 광고제에서 37개의 상을 받았다. 이후 2013년 한강대교 난간에도 자살예방문구를 넣었다.

시민들이 직접 쓴 마포대교 문구와 달리 한강대교에는 44명의 사회 명사들이 만든 문구가 들어갔다. '우리, 맘 잡고 다시 해 보아요. 행운은 잠시 쉬고 있을 뿐입니다'(박원순 전 서울시장) '힘들 땐 가만히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체조선수 손연재) '당신이 생각하는 내일은 생각보다 괜찮을 거에요'(배우 하정우) 등이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서울기록원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정 기록을 담은 아카이브(기록보관소)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는 지난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아카이브 추진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이 생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포함해 업무용 노트북, 컴퓨터나 업무용 서류철 등과 시정 자료를 아카이브로 만들어 서울기록원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기록원은 지난해 개관해 이전 시장의 기록은 없다. 아카이브가 만들어진다면 박원순 전 시장이 최초가 된다.

대통령을 제외하고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長)과 같은 특정인을 주제로 한 아카이브를 만들 근거는 없다. 그러나 서울시 '기록물 관리에 대한 조례'에 따르면 시장이 수행하는 업무 활동과 관련한 기록물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는 논란이 일자 "아카이브 제작은 박원순 전 시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정 기록 보전의 관점에서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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