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공격시 일본인 1800만명 즉사" 미국이 50년전 경고

입력 2020-08-03 06:49   수정 2020-08-03 09:09



중국이 핵실험에 성공한 1960~1970년대 일본에 전면적인 핵공격을 실시하면 일본 국민 1800만명이 즉사할 것이라고 미국이 일본에 경고했던 사실이 50년 만에 밝혀졌다.

아사히신문은 1968년 1월 미일안전보장고위급협의(SSC)에서 미 국방부가 '일본의 미사일방위와 방공'이라는 문서를 통해 중국의 핵공격과 일본의 방위능력에 따른 인명피해 및 군비 시나리오를 일본에 제시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 문서를 무기한 극비로 취급해오다가 아사히신문의 정보공개청구에 따라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미 국방부의 문서는 일본이 방공·방위 능력을 갖추는데 필요한 비용과 이를 통해 줄일 수 있는 인명피해를 10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미군은 1976년까지 중국이 핵전력을 강화해 탄도미사일 100기와 폭격기 150기를 동원, 15만5000킬로톤(kt·1kt는 다이너마이트 1000t의 폭발력) 규모의 핵공격을 일본 주요 도시에 감행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중국은 1964년 원자폭탄을, 1967년 수소폭탄을 개발하는데 막 성공한 때였다.

당시 일본의 방공·방위 능력만으로라면 일본인 1800만명이 즉사할 것이라고 미군은 예상했다. 반면 탄도탄요격미사일(ABM)을 보유하면 10년간 21억8000만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희생자수는 1500만명으로 300만명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고성능 ABM을 갖추면 비용은 37억7000만달러로 50% 이상 늘지만 희생자수는 1200만명으로 줄어든다.

일본이 고성능 ABM에 초수평선레이더, 신형전투기, 조기경보기까지 추가 보유하면 46억7000만달러가 들지만 희생자수를 900만명으로 절반 줄일 수 있다고 미군의 설명했다.

일본 측은 중국이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는 일본에 대규모 핵공격을 감행한다는 시나리오 자체를 비현실적으로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무기판매전략이기도 했던 이 문서는 일본 측의 희망에 따라 논의에서도 제외됐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데다 사토 에이사쿠 당시 일본 총리가 1967년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도입하지도 않는다"라는 비핵화3원칙을 제시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두나라는 당시 중국과 미수교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이 문서를 극비화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최근 북한과 중국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비를 이유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지난달 '적 영역 안에서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 보유'를 정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정책적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일본 정부의 전수방위 원칙을 훼손하는 제안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핵공격 시나리오 문서가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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