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노벨상' 호암상, 기초과학 키운다

입력 2020-08-04 17:08   수정 2020-08-05 01:15

삼성 호암재단은 내년부터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 등 두 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기초과학기술 분야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도 감안했다.

호암재단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호암상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호암상을 총 6개 분야로 나눠 시상한다는 게 골자다.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에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과 화학·생명과학 부문이 더해진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순금 50돈으로 제작한 메달, 3억원의 상금 등을 준다. 과학상 분리 시상으로 전체 상금 규모가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과학상의 확대 개편 배경엔 이 부회장이 있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공학과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분야 지원을 확대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과학상을 두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호암상 설립자의 가족 자격으로 호암상이 제정 취지에 따라 잘 운영되도록 후원하고 있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제안을 받고 역대 호암상 수상자와 호암상 심사위원,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시상 방향을 확정했다”며 “더 많은 연구자에게 호암상을 수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과학 분야를 더 배려하는 호암상 시상 확대 제안은 이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동행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동행철학의 핵심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자주 전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사장단 간담회에서는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까지 30회 시상이 이뤄졌으며 152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와 해외 석학 자문단의 심사 등을 통해 한국 기초과학 분야의 업적과 한국계 연구자들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상금 규모가 상당한 데다 경쟁도 치열해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올해는 김수봉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과학상)과 임재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공학상), 박승정 울산대 석좌교수(의학상),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예술상) 등 총 5명을 선정했다.

삼성은 호암상 외에도 과학 분야를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를 직접 지원하는 미래기술육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601개 과제에 총 7713억원을 지원했다. 이 밖에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올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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