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1) 수젠텍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제품 출시하겠다"

입력 2020-08-06 16:08   수정 2020-08-07 08:55


진단키트를 만드는 수젠텍을 다녀왔습니다. 질병 진단 업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목을 받았습니다. 주가도 그만큼 많이 올랐습니다. 대장주인 씨젠은 6일 기준으로 시가총액 8조원을 넘는 기업이 됐습니다.

수젠텍 역시 상장 1년이 조금 지난 5일 시가총액 8000억원을 넘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성장세입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인한 매출 상승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수젠텍은 벌써부터 ‘넥스트 코로나’를 준비 중입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수젠텍만 할 수 있는 다양한 진단키트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내놓았습니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코로나19로 반짝 매출이 오른 뒤 다시 하락하는 기업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짧은 인터뷰 시간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쉬지 않고 펼쳐 놓았습니다. 의학박사 출신이 아니라 경영학 박사라고 믿을 정도로 비즈니스 마인드가 돋보였습니다. 손 대표는 “코로나19로 알린 수젠텍의 이름을 적극 활용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며 “102종의 알레르기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비롯해 혈액 기반 혈핵 진단키트 등이 주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은 2분기보다 3분기에 더 늘어날 예정”이라며 “항체 진단키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날 경우 매출액을 더 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장 1년 만에 시총 8000억 넘어
수젠텍은 코로나19 이후에 진단키트 전문 회사로 알려졌습니다. 맞습니다.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좀 더 넓게 보면 이 회사는 체외진단 전문회사입니다. 우리 몸에서 혈액과 소변, 침, 가래 등을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확진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반대 의미인 체내진단 분야도 당연히 있죠.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 등을 직접 들여다보는 걸 말합니다. 보통 의료기기의 영역이죠.

수젠텍은 체외진단 전문회사입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판매하기 전 이 회사가 집중 개발, 판매한 제품은 알레르기·자가면역 진단 제품, 혈액 기반 결핵 진단 제품이었습니다.

알레르기 진단 방식은 간단합니다. 혈액을 뽑은 뒤 이를 진단 시약에 떨어뜨립니다. 진단 시약은 이 회사가 병원에 공급한 다중면역블롯이란 기계에 넣으면 검사자가 어떤 알레르기에 걸렸는데 판별해 줍니다. 소량의 피로 102가지 알레르기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알레르기를 검사하기 위해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알러젠을 피부에 바른 뒤 몸이 부풀어 오르면 알레르기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피부단자검사 방식이라고 부르죠. 손 대표는 “검사 과정에서 쇼크가 일어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수젠텍의 검사 방식은 전체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수젠텍은 다중면역블롯 기기 역시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진단키트 회사가 시약 검사 기기를 생산하는 건 흔치 않은데요. 손 대표의 ‘과거’ 때문입니다. 손 대표는 LG화학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에서 체외진단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손 대표는 과거 LG화학 재직 당시 알레르기 진단을 위해 해당 기기를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손 대표는 “진단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일종의 플랫폼 장비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저의 철학”이라며 “이 장비를 종합 병원과 검진센터뿐 아니라 로컬의 작은 병원에도 보급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당시 손 대표는 반도체 장비 회사 케이맥을 찾아가 해당 기기를 생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회사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죠. 이후 손 대표는 수젠텍을 창업한 뒤 케이맥의 진단기기 사업부문을 직접 인수했습니다.

충북 오송 산업 단지에 있던 이 회사는 현재 수젠텍 본사와 공장이 됐습니다. 함께 인수했던 1만6500㎡(약 5000평) 규모의 부지는 이번 코로나19 초기 공장 증설을 발빠르게 할 수 있었던 발판이 됐습니다. 인수한 회사에 여유 부지가 있었던 겁니다. 공장 부지를 찾느라 애를 먹거나 허가를 받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죠. 운이 좋았다는 게 회사 측의 평가입니다.

알레르기 진단시장규모는 2017년 3조8000억원 규모에서 연간 10.5%씩 성장하여 2022년 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은 연 400억~500억원 규모입니다. 과거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간편한 방식의 진단 기법이 도입될 경우 경쟁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레르기 진단은 한국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다중면역블롯 기기를 통해 수젠텍은 자가면역 질환과 치매 등을 진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크론병 등 자가면역 질환 검사는 이미 국내 허가를 받아 매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혈액 기반 결핵 검사 키트 개발
혈액으로 결핵을 검사하는 진단키트 역시 수젠텍이 내보일 야심작입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죠. 이 제품은 결핵 환자의 혈액에서 특이적으로 나오는 단백질을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로 활용합니다. 혈청만으로도 결핵 진단이 가능하단 얘기죠.

기존엔 환자로부터 채취한 가래를 통해 결핵 여부를 검사했습니다. 코로나19로 가래 채취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어떤 증상을 보이는 환자로부터 동네 작은 병원들은 가래 채취 등을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혈액은 다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이 더 낮기 때문이죠. 또 가래를 내뱉기 어려운 어린이와 노인에겐 적용이 어려운 층에게도 효과적입니다. 한국에선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혈액 기반 말초신경병증 진단키트도 지난해 동아대 말초신경병증연구센터에서 기술도입해 개발 중입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디지털 방식의 여성 호르몬 검사 키트 등은 수젠텍 ②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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