쳤다 하면 300야드…男 '장타 전쟁' 불 붙었다

입력 2020-08-06 17:05   수정 2020-08-07 02:46


316.3야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장타 1위 김태훈(35)이 올해 보낸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6일 기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장타 몬스터’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가 기록한 324.4야드와 불과 8야드 차이.

김태훈을 제외하고도 올 시즌 국내 남자 투어에서 드라이브 비거리가 310야드를 넘는 선수가 3명(미카 로렌 신, 고태완, 장승보)이나 더 있다. 310야드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4명인 건 사상 처음이다. 300야드를 넘게 치고 있는 선수도 18명에 달한다. 지난해(5명)보다 13명 늘었다.

장타괴물이 우글거리는 PGA투어도 올해 310야드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11명. 국내 투어에서도 ‘장타 클럽’의 가입 기준이 300야드에서 310야드로 옮겨간 모양새다. 장타경쟁이 제대로 불 붙었다.
‘강제 휴식기’에 벌크업 유행
장타자들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국내 선수들 사이에서 부는 ‘몸 만들기 열풍 때문’이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테랑’ 강경남(37)은 “젊은 선수들이 요새 정말 운동을 많이 한다”며 “고태완 같은 선수는 나보다 40~50야드는 멀리 티샷을 보낸다. 장승보 선수는 200㎏의 무게를 들고 스쿼트를 한다”고 했다.

운동 열풍이 불면서 짝을 이뤄 함께 몸을 만드는 ‘운동조’도 생겨났다. KPGA오픈 우승자 이수민(27)은 김태호(25)와 경기 화성 리베라CC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장승보(24)는 김건하(28)와 같은 트레이닝코치에게 훈련을 받는다.

‘원조 장타자’ 김봉섭(37)은 문경준(38)과 함께 근육 키우기에 나섰다. 이수민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상체 근육량이 증가했다”며 “그 덕분에 샷 정확도가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져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같은 ‘벌크업 열풍’은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시작됐다. 대회가 대거 취소되고 시간이 남으니 몸을 키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 것. 김봉섭은 “선수들이 코로나19로 장기간 휴식기가 이어질 때 피트니스센터를 많이 찾았다”고 했다.

장타를 ‘펑펑’ 날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도 비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렸다는 게 선수들의 생각이다. 올해 초 취임한 구자철 KPGA 회장이 선수들에게 ‘닥공 골프’를 유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멍석 깔아주기’가 됐다는 얘기다. 강경남은 “첫 3개 대회 페어웨이가 넓다 보니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치는 것 같다”며 “이 정도 비거리면 ‘PGA투어에 진출해도 되겠다’는 농담을 선수들에게 한다”고 했다.
장타쇼에 남자골프 인기 UP
선수들의 장타쇼에 KPGA코리안투어의 인기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19일 끝난 KPGA오픈의 경우 최근 5년간 투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JTBC골프에 따르면 당시 대회 평균 시청률은 0.255%로 최근 5년간 투어 최고 시청률이던 0.214%를 크게 웃돌았다.

6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0·6950야드)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1억8000만원) 1라운드에선 강경남이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양산=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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