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다툼에 항공사 지원까지…사면초가 몰리는 한진칼

입력 2020-08-06 15:41   수정 2020-08-06 15:43

[08월 06일(15:41)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진성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습니다. 장기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있는 가운데 자회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지원하느라 곳간마저 말라가고 있어서입니다.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하지만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이뤄진 3자 연합이 지분 확대를 노리고 있어 자본 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진칼의 자회사인 진에어는 지난 5일 1092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11월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신주 1500만주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배정물량(약 736만주)을 모두 사들이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선 약 536억원을 투입해야 합니다.

한진칼은 지난달 대한한공의 1조1269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3205억원을 출자했습니다. 신주 인수대금 중 3000억원을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조달했습니다. BW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발행회사의 신주를 받을 권리가 붙은 채권으로 회계상 차입금으로 분류됩니다. 한진칼로선 대한항공 지원을 위해 대규모 빚을 낸 데 이어 진에어에도 적잖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게 됐습니다. 한진칼이 보유 현금만으로 진에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더라도 500억원이 넘는 자본이 유출되면서 이전보다 재무구조가 나빠질 전망입니다.

한진칼의 재무상태는 올 들어서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차입 부담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 차입금 비율이 2018년 말 4.7배에서 올 3월 말 113.4배로 급등했습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65.5%에서 107.0%로 상승했습니다. 현금성 자산은 7516억원에서 365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그룹의 핵심인 항공 계열사들이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받기 시작했음을 고려하면 현재 재무적 부담은 더욱 커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진칼 신용등급(BBB)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한진칼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꺼내들만한 카드는 많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3자 연합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진칼이 주주나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3자 연합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다. 현재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 45.23%를 들고 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28.93%)과 백기사인 델타항공(14.90%)의 합산 지분율을 근소하게 웃돌고 있습니다.

공모 BW 발행은 3자 연합이 대량의 신주인수권증권을 획득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한 자본 조달방법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공모 과정을 거치면 청약 경쟁률에 따라 BW 배정물량이 정해지기 때문에 매수경쟁이 강할수록 투자자가 원하는 물량을 사들이는 게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KCGI가 최근 BW에 붙은 신주인수권증권(warrant) 120만주를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공모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또한 완벽한 자본 조달방법이 될 수 없음이 드러났습니다. KCGI가 제시한 신주인수권증권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5000원으로 이날 종가(2만2450원)보다 11.3% 높습니다. KCGI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3자 연합의 신주인수권증권은 44만6235주에서 164만6235주로 불어납니다. 신주인수권이 행사되면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최대 46.71%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끝) /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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